음악은 인류 탄생 이후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가장 원초적이고 창의적인 무형의 발명품이다. 초기 단순한 북이나 사람 목소리 등으로 음악을 표현했으나 음악의 발전으로 이를 표현하기 위한 전용 악기가 필요했고 피리, 바이올린, 피아노 등 다양한 악기가 태동해 발전했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 달리 연주 현장에 가지 않고 흥겨운 음악과 연주를 집, 자동차, 야외 등에서 제약 없이 들을 수 있게 됐다. 그 배경 중심에는 전파가 있다. 음악 표현 도구인 악기와 전파의 생성원리를 비교하면 흥미로운 점이 많다.
악기의 본질은 공기의 진동과 공진 그리고 인간의 청각이다. 질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정제된 음파의 진동수를 선택하는 악기의 공진 구조, 공진 구조 내에서 음향을 만들기 위한 현의 보잉, 피아노 건반의 타건 등과 같은 인간의 힘에 의한 공기 진동의 주입, 그리고 최종 전달되는 인간의 청각에 의해 음악은 완성된다. 이러한 악기의 동작원리는 진동 주체가 음파인 점을 제외하곤 전파 동작 원리와 동일하다.
전파는 발진기에서 생성되고, 회로 구성은 'LC 공진회로'와 '증폭기'로 이뤄진다. LC 공진회로는 악기의 음향 공진 구조와 동일하게 특정한 주파수를 선택하고, 선택된 주파수는 증폭기를 통해 신호가 증폭되고 안테나를 거쳐 증폭된 신호가 방사된다. 악기에서의 안테나는 악기 자체 몸통, 인간의 청각 등이 해당될 것이다.
또 첼로와 바이올린 사례처럼 진동수가 높을수록 악기 크기가 작아지듯이 전파의 주파수가 높을수록 해당 회로 크기는 작아지고, 진동수가 높을수록 에너지 변환효율이 떨어지는 점도 비슷하다.
피아노의 경우 저음에서 피아노 현이 하나라면 고음에서는 동일 현 3개로 구성해 부족한 음량을 보완한다. 전파회로에서는 킬로헤르츠(㎑), 메가헤르츠(㎒)에 비해 기가헤르츠(㎓),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공급 에너지 대비 전파로 변환하는 효율이 떨어진다.
음악 전달과정과 전파에 의한 정보전달 과정 또한 유사하다. 음파가 악기에 의해 음악의 3요소인 리듬, 화성(다중 대역), 멜로디(다양한 진동수)로 변조돼 청각에 도달, 인간에게 감동을 선사하듯이 정보전달의 매개체인 전파도 동일하게 'QAM' 'QPSK' 'OFDMA' 등 전파 위상과 진폭에 대한 다양한 변조, 다중 대역 접속 방법 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콘텐츠 및 정보 대중화의 기초 인프라는 전파
악기가 음악을 만들어 내듯이 전파를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악기는 스마트폰일 것이다. 현대의 우리는 장소에 상관없이 영화 및 음악, 다양한 지식정보, 쇼핑, 은행 업무, 자동차 렌털 등 전파를 통해 전달된 다양한 콘텐츠와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 모바일 환경에서 혁신을 불러온 전파는 제조와 물류현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5G 이음망으로 유선 네트워크가 주류인 제조현장에서 무선 전파를 도입하기 시작하고 있고, 물류현장에서는 화물 주위 환경, 상태정보와 이동경로 등 물류의 가시성을 전파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산업 고도화에 의한 무선 노드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 폭증을 유발하고 전파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로 인한 새로운 무선 표준 요구로, 통신 규격은 광대역 고대역 주파수, 고차 변조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와이파이의 경우 '와이파이7'이 '와이파이6'에 비해 4배의 고차변조인 4096 QAM으로 진화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5G 다음 세대인 6G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추이가 시작됐고, 5G에서 부족한 주파수 대역을 밀리미터파에서 구한 것처럼 6G에서는 ㎔로 확장되고 있다. 6G 요구 성능에 부합하는 전파 생성과 변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6G 선도·성공 위한 원천기술 확보
6G의 대표 특성은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초성능(Tbps급), 초대역(㎔급), 초공간(위성 통신) 등으로 표현된다. 5G에 비해 더 많은 주파수와 고대역이 필요하게 되고, 이를 위한 단말 및 네트워크의 RF 프런트엔드 개발에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주파수 상향에 따른 전력증폭기(PA)와 저잡음 증폭기(LNA)의 전력효율 및 선형성 개선, 고대역에서의 캐리어 전파 위상잡음(Phase Noise) 등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또 관현악을 연주하는 다수 악기로 이뤄진 오케스트라의 조화로운 운영처럼 6G 표준 중 하나인 초지능 유무선 네트워크망 운영을 위한 오케스트레이션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의 6G를 향한 치열한 경주에서 6G 기술 선도와 선점 경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소재·부품·인공지능(AI) 융합 등 원천기술개발에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
글 : 권요안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