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살해 계획한 러 여성…"당신 인생 내거야"

피해자 올가 츠빅(왼쪽)과 가해자 빅토리아 나시로바. 사진=페이스북
피해자 올가 츠빅(왼쪽)과 가해자 빅토리아 나시로바. 사진=페이스북

자신과 비슷한 인상착의의 인물을 살해하고 그의 인생을 훔칠 계획이었던 러시아 여성에게 중형이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법원은 지난 2016년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신분을 도용하려 한 빅토리아 나시로바에 21년 형을 선고했다.

2016년 8월, 당시 40세였던 나시로바는 미국 뉴욕시에서 속눈썹 미용사로 일하던 올가 츠빅(당시 35세)의 집을 찾아가 강력한 진정제(페나제팜)가 든 치즈케이크를 먹여 살해를 시도했다.

범행 현장에 떨어져있던 치즈케이크 상자. 사진=미국 뉴욕시 경찰
범행 현장에 떨어져있던 치즈케이크 상자. 사진=미국 뉴욕시 경찰

범인은 당시 피해자의 눈 앞에서 약물을 넣지 않은 케이크를 두 조각 먹어 보이고, 약물이 든 세번째 케이크 조각을 건네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꾸몄다.

결국 츠빅은 아무런 의심없이 케이크를 먹었고, 이후 구토와 함께 쓰러진 뒤 환각 증세를 보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치달았다. 다행히 사건 다음날 방문한 친구의 신고로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나시로바는 사건 당일 의식을 잃은 츠빅을 잠옷으로 갈아 입히고, 침대 주변에 치즈케이크에 든 약물과 같은 성분의 알약을 흩뿌린 뒤 츠빅의 여권, 미국 노동허가증, 현금, 보석 등을 들고 달아났다.

수사당국은 나시로바가 츠빅의 인생 자체를 훔치려 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츠빅과 나시로바는 모두 검은 머리에 피부색이 비슷했으며, 츠빅은 우크라이나인으로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결국 범행이 덜미가 잡힌 나시로바는 올해 2월 재판에서 살인미수, 폭행, 불법감금 혐의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케니스 홀더 판사는 중형을 선고하며 "나시로바는 악마같은 음모를 꾸며 친구를 해치려 한 극도로 위험한 여성"이라고 말했다. 홀더 판사는 나시로바가 21년형을 마치고 석방된 뒤에도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나시로바는 선고가 끝나자 판사를 향해 욕설을 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시로바의 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러시아에서 이웃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노후자금을 훔친 혐의로 인터폴 수배를 받던 인물이다. 또한 데이팅 웹사이트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약물을 먹이고 강도짓을 한 혐의로도 기소된 바 있다.

그의 범행들은 2017년 CBS 수사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