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MZ세대 정신건강을 메타버스에서 관리하는 기술개발 사업을 올해 시작한다. MZ세대인 10~30대 청년층의 자살 동기 1위가 정신적 문제로 나타나는 등 MZ세대 정신건강 관리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해법 찾기에 나섰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모바일·메타버스 기반 MZ세대 정신건강관리 기술개발' 사업을 조달청에 공고하고 다음 달 4일까지 사업자를 모집한다. 입찰이 마감되면 5월 중 계약을 완료하고 연구개발(R&D)을 시작한다.
복지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MZ세대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메타버스 기반 정신건강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다부처 R&D 사업으로 추진한다. 올해 신규 5억원을 투입하고, 2025년까지 3년간 총 1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업은 크게 △앱 기반 무자각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 개발 △메타버스 기반 정신건강 관리 콘텐츠 개발 및 유효성 검증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이뤄진다. 스마트폰 기반 사용자 정신건강상태 분석을 통한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으로 MZ세대 정신건강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올해는 유형별 앱 이용 패턴 같은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를 활용한 정신건강 측정지표와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100명 이상의 일반군 청년 피험자 대상으로 정신건강 측정지표 유효성을 검증하고, 개발된 지표를 활용한 무자각 정신건강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메타버스에서 활용하기 위한 청년 정신건강 증진 콘텐츠를 기획·설계한다. 명상, 익명게시판, 메타버스 소모임·자유놀이터, 상담 연계 등이다. 사용자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수준별 콘텐츠를 제시하는 시나리오도 포함된다. 로블록스, 제페토 등 상용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메타버스 기반 정신건강 증진 콘텐츠를 구현한다.
2025년에는 100명 이상의 고위험군 청년 피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정신건강 증진 콘텐츠의 유효성을 검증한다. 콘텐츠 사용 후에도 고위험 상태인 사용자에게는 비대면 상담,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 기관, 정신의료기관 등 연계 서비스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정신건강 관리시스템은 정신질환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는 일반인(고위험군 포함) 정신건강 관리 수요 증가에 따른 서비스 접근 통로가 필요하다고 판단, 익명으로 접근이 가능한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청년들이 우울감, 스트레스, 불안, 불면 등을 겪고 있지만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낙인효과'로 상담을 꺼리거나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어 메타버스로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메타버스 장점은 익명으로 사용해 상담자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고 낙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가벼운 콘텐츠만으로도 개선 효과가 있다면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하면 연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