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우(28·AMANO)가 KLPGA투어 211번째 대회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최은우는 23일 경남 김해에 자리잡은 가야CC에서 치러진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자신의 첫 정규투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2014년 KLPGA 입회 후 8년만으로 이날은 아버지의 생일이기도 해 더 뜻깊었다.
최은우는 "매년 가야 대회때 아버지 생신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드디어 첫 우승을 선물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종라운드 시작 전까지만 해도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 그룹의 최은우의 역전 우승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소미(24·대방건설)와 김수지(27·동부건설) 그리고 조아연(23·한국토지신탁) 등 쟁쟁한 선수들에게 시선이 집중된 건 당연해보였다.
하지만 최종라운드 경기가 진행되면서 최은우가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챔피언 조로 우승경쟁에 나선 이소미와 김수지, 김민별이 제자리 걸음을 이어가는 사이 최은우는 6번과 7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2타를 줄이며 선두 이소미를 1타차까지 추격했고 9번 홀에서도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후반에도 최은우의 질주가 이어졌다. 최은우는 13번, 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한 뒤 16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아올리며 생애 첫 우승을 역전우승으로 일궈냈다. 최은우가 이날 6타를 줄이며 맹타를 휘두른반면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소미는 1오버파, 2위였던 김수지는 이븐파에 그치며 리더보드 젤 윗줄을 최은우에게 내주고 말았다. 김수지와 이소미는 공동 3위로 경기를 마쳤고 조아연은 공동 8위에 그쳤다.
최은우는 경기 뒤 "17번 홀에서야 내 이름이 전광판 제일 위에 있는 것을 봤다"면서 "18번 홀 그린에 올라온 뒤 우승에 대한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우승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고지우(21·삼천리)도 최종라운드에서 팬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전날까지 중간합계 1언더파에 그치며 공동 11위에 올랐던 고지우는 최종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했지만 최은우에 1타가 부족했다.
한편 올해 두산건설로 이적한 임희정(23·두산건설)도 이름값을 해내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임희정은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하며 김민별, 이다연 등과 함께 공동 5위를 차지하며 시즌 첫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시즌 개막전이었던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32위에 그쳤던 임희정은 지난 주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16위, 이번 대회에서는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만큼 이제부터 본격적인 우승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미예기자 gftra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