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6세대(6G) 이동통신 상용화 핵심인 고주파 대역 커버리지 확장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테라헤르츠(㎔)와 같이 파장이 짧고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수 대역에서 음영지역을 줄이고 도달거리를 넓히는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실증 결과를 토대로 6G 시대를 대비한 네트워크 기술 선점을 본격화한다.
LG유플러스는 24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스텍 홍원빈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개발한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기술을 시연했다. 전파는 매질을 만나면 반사·굴절·간섭 등 특성을 띠는데 이를 조정해서 전파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홍 교수는 “전파를 원하는 방향으로 반사·흡수·투과할 수 있는 RIS를 실제와 유사한 상용 환경에서 실증까지 마친 것은 세계 최초”라면서 “전파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6G 환경에서는 수백㎒에서 수십㎓에 이르는 초광대역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 후보 주파수 대역인 100㎓ 이상 ㎔ 주파수는 가용 대역폭이 넓어서 초당 테라비트(Tbps)급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낼 수 있지만 파장이 매우 짧다. 장애물이 있거나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올 때 손실이 발생한다.
이날 선보인 RIS는 세라믹 재질의 작은 판으로 표면을 실내 벽면과 액자 등에 부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파수를 반사·투과·흡수한다. 전력 소모 없이도 기존 전파 방향을 바꾸거나 통과·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전파가 도달할 수 없던 음영지역까지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전파 손실도 감쇄한다. 조제훈 LG유플러스 액세스선행기술팀장은 “필요한 위치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네트워크 품질 개선과 서비스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RIS 기술 상용화가 이뤄지면 6G 무선통신 인프라 구축 시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5G 등 기존 대역의 네트워크 품질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급 대역뿐만 아니라 어퍼-미드밴드(7~24㎓) 대역, 5G 28㎓에서도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급 대역 레퍼런스가 부족하지만 RIS가 없을 때와 비교하면 신호 증가가 약 110배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실증을 통해 고주파로 꼽히는 6G 대역 통신 품질 영역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게 됐다.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선행개발담당은 “포스텍과의 산·학 협력 연구를 통해 6G 커버리지 확장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RIS 외에도 주파수 확장, 서비스 지역 확장, 네트워크 확장 등 3개 분야 중심으로 선행기술 연구를 통해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