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미국 워싱턴 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방미를 바탕으로 동맹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24일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WP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용서를 위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의 여러 번 전쟁을 겪었지만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해야 하는 이유로 안보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의 협력을 미루기에 한국의 안보 불안이 너무 시급했다”며 “이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절대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일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다. 유럽에서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듯이 한일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할 길”이라며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1998년 김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또 WP는 한미 동맹과 이번 방미 대한 윤 대통령의 평가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 (방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나라의 국민이 동맹과 성과에 대한 역사적인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도록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며 무엇보다 가치에 둔 동맹”이라고 했다.
아울러 WP는 윤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한미 동맹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다만 WP는 미국의 안보 보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 커지는 핵 보유 요구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법 등의 마찰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인터뷰에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며 언급한 내용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하고 의심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다. 당황스럽고 참담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해 고통받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발언”이라며 “대통령의 역사 의식이 과연 어떠한지 생각해 보게 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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