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단백질로 관절염 치료 돕는다

포스텍·동국대·네이처글루텍
줄기세포 이식용 접착제 개발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차형준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가 동국대, 네이처글루텍 소속 연구팀과 공동으로 홍합의 접착단백질과 히알루론산을 사용해 손상된 연골에 줄기세포를 이식,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액상형 접착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
차형준 포스텍 교수

연골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뼈를 보호하고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그런데 연골은 자연 치유능력이 없어 염증이 생기거나 손상되면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재생을 유도한다. 하지만 연골 표면이 매우 매끄럽고 연골 주위에 끈끈한 윤활액이 있어 이식된 줄기세포는 초기에 대부분 사라져 치료 효과가 미미하다.

연구팀은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과 고분자량의 히알루론산을 결합한 액상형 접착제를 개발했다. 홍합 단백질과 히알루론산은 서로 반대의 전하를 띠고 있어 둘 사이에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정전기적 인력)이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강력한 힘을 이용해 끈적끈적한 점성은 있지만 물에서도 풀어지지 않는 고점도 액체를 만들었다. 줄기세포를 이 액체에 넣어 원하는 부위에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줄기세포 이식용 접착제를 만들었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 연구팀이 동국대, 네이처글루텍과 공동으로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과 고분자량의 히알루론산을 결합한 액상형 접착제를 개발했다. 연구관련 이미지.
포스텍 차형준 교수 연구팀이 동국대, 네이처글루텍과 공동으로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과 고분자량의 히알루론산을 결합한 액상형 접착제를 개발했다. 연구관련 이미지.

연구팀은 토끼의 손상된 연골 부위에 액상형 접착제에 들어있는 줄기세포가 풀어지지 않은 상태로 고르게 이식됨을 확인했다. 또 줄기세포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고정되면서 손상된 연골이 정상 연골로 재생되는 등의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액상형 접착제는 물리·화학적으로 추가 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자연 접착제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차형준 교수는 “대한민국 원천소재인 홍합 접착단백질을 활용,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크게 증대시킬 수 있었다”며 “주사가 가능한 제형이기 때문에 내시경과 유사한 관절경을 통한 줄기세포 이식에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연골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홍합 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이 완료됐다.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관절염 치료 줄기세포 접착제는 '카티픽스(CartiFix)'라는 제품명으로 조만간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는 포스텍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맹성우씨, 박태윤 박사, 주계일 연구교수(현 이화여대 교수), 임군일 동국대 의대 일산병원 교수와 고지윤 박사, 하성민 네이처글루텍 박사 등이 함께 참여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세포 기반 첨단 조직공학 융복합 기술 실용화 지원) 지원으로 진행된 이 연구 성과는 최근 화학공학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