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은 날로 커지는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비해 정보보안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최고급 사이버 보안 인재 육성에서 나아가 인적 자원 저변 확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윤석열 정부가 '사이버보안 10만 인재 양성'을 기치로 내걸면서 KITRI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KITRI가 운영하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은 명실상부 정보보호 인재 양성소로 자리 잡았다. 보안업계에선 BoB 출신은 실력은 물론 화이트 해커가 갖춰야 할 윤리의식까지 겸비한 인재로 통한다.
BoB는 7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총 9개월간 총 세 단계에 걸친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1단계는 기초·윤리·법률 등 공통교육을 비롯해 필수기술, 트랙교육 등 전공교육을, 2단계는 팀프로젝트 및 실습교육을 멘토링 시스템으로 진행한다. 3단계는 화이트 해커 역량 강화를 위한 필수기술 고도화 단계로 우수 교육생을 대상으로 톱10을 가리는 경연(그랑프리)을 벌인다.
2012년 1기 교육생 60명을 선발을 시작으로 지난달 수료한 11기까지 1648명이 배출됐다. 다음 달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12기 교육생 선발에 들어간다.
BoB 수료생은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기술(IT) 대기업, 안랩·SK쉴더스 등 보안기업,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같은 공공기관 등 정보보호 인재가 필요한 모든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BoB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유망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한 사례도 있다.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200억원으로 평가받는 '테이텀'이 대표적이다. 테이텀은 BoB 8기 최우수 프로텍트팀(그랑프리) 선정이 계기가 됐다. 또 BoB 4기 그랑프리를 차지한 '화이트스캔'은 국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안은희 화이트스캔 대표는 지난해 과학·정보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미국 포브스지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30인 리더'에도 이름을 올렸다.
KITRI는 올해 처음 시행하는 '화이트햇 스쿨'을 통해 화이트 해커 진입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화이트햇 스쿨은 프리-BoB 성격의 선행과정이다. 그동안 비전공자 등이 BoB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지적함에 따라 초·중급 정보보호 인재를 위한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이다. 만 24세 이하 청년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중심 교육을 꾸릴 계획이다.
사이버가디언즈는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정보보호 프로그램이다. 중학생을 대상으로 보안캠프를 열고, 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론 정보보안 지도자 양성교육을 진행한다.
KITRI 관계자는 “화이트햇 스쿨-BoB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면서 “사이버 보안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동일 선상에서 교육받고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
조재학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