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자녀 대상 비대면 주식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예약 조기 마감 등 시장 초기 반응이 뜨겁다. 증권사와 은행이 잇따라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며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법정대리권이 있는 부모가 모바일로 자녀 명의의 주식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금융 규제 혁신 추진 방향'의 일환이다. 이전에는 자녀 명의의 인감과 필요 서류 등을 구비해서 증권사나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계좌 개설이 가능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지난 18일 미성년자 계좌개설 서비스를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이 실시한 '미성년 자녀 계좌개설 사전 신청 이벤트'는 사흘 만에 선착순 4000계좌 개설을 달성하며 조기 마감됐다. 인기에 힘입어 이벤트 기간도 연장했다. KB증권 역시 서비스 출시 기념 이벤트에 많은 인원이 참가하며 계좌 개설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25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엠스톡'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24일까지 진행한 예약 이벤트에 고객 1만명이 참가, 자녀 계좌 개설을 미리 신청했다. 미래에셋은 사전 계약 인기에 서비스 정식 출시 이벤트도 검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오는 27일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벤트를 진행한다. 주식 증정 등 이벤트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 투자가치 확립과 교육을 제공하는 서비스 및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토스증권과 삼성증권도 올 상반기 안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과 하나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까지 서비스 기업이 확대되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초기 혜택 제공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향후 사용자 비대면 계좌 개설 편의성 증대 및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 고도화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자녀 계좌 개설이 허용되면서 빠른 개설, 사용자환경(UI) 등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미성년자 계좌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회사별로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