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10년 전 북미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효과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까지 더해져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의 50%를 1분기에 거뒀다. 회사는 올해 30% 매출 성장을 예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44.6% 증가한 63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과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2021년 2분기(7243억원)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2137억원)의 절반 이상을 넘는 금액이다.
1분기 매출은 8조74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1.4% 성장했다.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8조5375억원)가 최대 기록이었는데, 다시 뒤집었다. 성장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회사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가 증가하고 판가도 개선된 것이 매출 확대 요인”이라며 “출하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재료비와 비용 효율 개선, 수율 향상 등으로 영업이익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IRA 시행에 따른 세제 혜택 효과도 컸다. 회사는 이번 분기부터 IRA 세액공제 예상 금액을 손익에 포함하기로 하고 1003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IRA의 첨단 제조 생산 조항에 따라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은 kWh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LG엔솔은 현재 미시간 단독법인과 GM 합작 1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판매 물량은 15~20GWh 수준으로 올해 해당 배터리만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미국 내 생산능력이 GM 1·2·3 공장(140GWh), 혼다 JV(40GWh), 미시간 단독공장(26GWh), 애리조나 단독공장(43GWh) 등 총 250GWh까지 확대될 계획이어서 수혜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10년 전 미국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현지 운영 역량을 확보한 것이 IR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3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기업 중 북미 지역 내 가장 많은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A 이후 미국 현지에서 다수 고객사로부터 추가적인 공급과 사업 협력 요청이 증가하고 있어 수주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며 “배터리 부품의 경우 셀·모듈·전극 등의 북미 현지 생산 능력을 지속 강화하고 분리막·전해액의 현지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핵심광물은 지분투자 및 장기공급계약 등을 통해 우려국가 외 지역 공급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통형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확충한다. 북미 지역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사상 최대 규모인 애리조나 신규 원통형 배터리 생산시설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공장 건설 계획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용 LFP 배터리 진출도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지난해 대비 30% 이상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리튬 가격이 전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하는 등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있겠지만 판가 연동 계약으로 수익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