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73%가 팬데믹 시기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여행자는 코로나19 등 질병에 대한 우려로 보험에 가입했으나 실제 보험 혜택은 파손에서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여행자 보험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타고 급증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4개 손해보험사의 1~2월 해외여행자보험 계약 건수는 22만9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6470건과 비교해 1241.7%가 증가한 수치다. 1월과 2월 해외여행자보험 계약은 각각 11만2755건, 10만8230건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소비자 데이터 분석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내 해외여행 시 보험에 가입한 적이 있는 여행자는 72.7%로 집계됐다. 이들 중 77%(중복 답변)는 갑작스러운 질병에 대한 현지 치료 비용을 위해 가입했다. 물품 분실, 도난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한 이용자는 72%를 차지해 뒤를 이었으며 물품 파손에 대한 우려가 45%로 3위에 올랐다. △테러에 대한 위험(39%) △항공기 결항 및 지연 보상(38%) △여행 패키지 포함돼서(29%)가 뒤를 이었다.
여행자 보험을 청구한 여행객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가량만이 보험을 청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대품 파손을 위해 보험을 청구한 여행객이 54%(중복 답변)로 가장 많았다. △수하물 분실 35% △해외 의료비 30%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28% △국내 의료비 23% △중대사고로 인한 여행 중단 비용 19% 등이 뒤따랐다.
보험금 청구 후 보상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비율이 69.7%로 과반을 넘겼다. 보험금 신청 절차가 간편(33.3%)하고 보상 처리가 빠르기 때문(26.7%)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또는 불만족이라고 응답한 이용자의 경우 보험금 대비 보장 범위가 좁다고 느끼거나(38.5%) 보험금 대비 보장 금액이 적다고 생각(30.8%)했다.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여행객은 22%로 이들 중 92%는 보험금을 청구할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여행자보험 가입 사실을 잊어버려서 △보험금 청구 절차가 귀찮을 것 같아서 △보장 범위를 알지 못해서 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응답자의 84%는 향후 여행자 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83%(중복 답변)는 물품 분실과 도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79%는 질병에 대한 치료 비용을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사고나 테러 등에 대한 우려는 51%, 항공기 결항이나 지연에 대한 보상은 46%를 차지했으며 물품 파손에 대비하고자 하는 이용자는 42%에 달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입국자 대상으로 여행자 보험을 의무화한 곳이 늘어 가입자 또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여행시장 회복세에 따라 세분화된 여행 수요에 맞는 보험 상품의 다양화 및 서비스 범위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과 오픈서베이가 협업해 이뤄진 해당 설문은 20~50대 패널 1000명을 인구 구성비에 따른 비례 할당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80%에서 ±2.03%포인트(P)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