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전자문서 리포팅툴 전문기업 클립소프트 입구에는 '직원에 행복을, 사회에 희망을'이란 비전이 걸려 있다. 당초 비전에는 사회가 직원에 앞서 등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직원 행복을 앞으로 내세웠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클립소프트 지휘봉을 잡은 남도현 대표의 철학이 담겼다. 남 대표가 인터뷰 내내 개인의 행복이 결국 기업 비전으로 이어지고 이는 사회에 희망을 던질 것이란 메시지를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 대표는 이 회사 창업 멤버다. 지난 2004년 김양수 각자대표와 함께 창업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영업자, R&D 개발자로서 동고동락했다. 이 대표가 바라보는 클립소프트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주로 CTO 역할을 했다. 경영이 어색하지 않은가.
▲개발자로서 경험도 30년이지만 회사 경영에도 늘 참여해왔다. 김양수 대표와는 지난 1997년 전사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뉴소프트기술 창업 멤버로 참여했다. 당시 매출 100억원을 일궜고 2002년 코스닥 상장도 같이 경험했다. 이후 2004년 클립소프트 창업 때부터 김 대표와 함께 개발자이면서 영업과 경영을 함께 했다. 클립소프트 대표를 맡기 전까지는 2020년 사내벤처로 출발한 '위키랩' 대표로서 독자 개발한 바코드 인증 관련 신규 솔루션 2개를 상품화했고 특허도 3건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8억원대 매출을 일군 바 있다.
-클립소프트 주력제품은.
▲문서 틀을 제공하는 '클립리포트'와 HTML5 기반 전자서식 솔루션 '클립이폼'이다.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 6000여곳이 도입해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 14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38%에 달하는 성장이다. 소프트웨어(SW) 분리발주 영향도 있지만 그만큼 탄탄한 기술력과 구성원의 영업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클립소프트의 강점을 꼽는다면.
▲개발자 퇴사율이 '영(0)'에 수렴할 만큼 안정적으로 개발진을 확보하고 있다.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가 이끌어낸 성과다. 이로 인해 개발자 전원이 고객사 이력은 물론 납품한 제품에 대한 이력을 꿰뚫고 있다. 이는 제품 경쟁력과 유지보수에서 우수한 성과로 어어졌다.
-매년 직원들의 해외 여행을 챙긴다고 들었다.
▲창업을 하고 2005년 커다란 수주건을 해냈다. 보상 차원에서 전직원 해외여행을 갔는데 다음해가 되니 올해는 안 가냐고 직원들이 묻더라. 그렇게 해서 매년 해외여행을 보내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3년간 못 가다 올해 다시 시작했다. 올해는 10명씩 조를 짜 각자 원하는 지역을 여행하고 있다. 지금도 한 조가 유럽을 여행 중이다.
-챗GPT·인공지능(AI) 등 기술변화에 대응 계획은.
▲지금 사회에서 회자되는 챗GPT와 AI는 유행으로 보인다. 엔지니어로서 바라보면 AI에 특화된 기업이 일부 있지만 확률과 통계의 연장선인 사례도 많다. 이는 진정한 AI로 보기 어렵다. 토끼가 거북이에게 경주에서 진 것은 한눈을 팔았기 때문이다. 클립소프트는 경쟁자를 곁눈질 하기보다 목표를 향해 걷겠다. 물론 AI를 접목하는 것은 고민하고 있다. 연말께 출시할 클립리포트 6.0 신제품에 접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클립소프트가 내년 2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계획은.
▲20년차를 바라보지만 클립소프트는 벤처기업이다. 그렇다고 도전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벤처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클립소프트는 역동성을 가지고 변할 것이다. 문서 툴 솔루션 기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기업간거래(B2B)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또 일본 등 해외시장도 두드린다. 변화의 중심에는 직원이 있다. 이를 위해 구성원에게 행복을 주고 가치를 나누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품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