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2017)은 2025년까지 세계 전력 소모의 5분의 1은 데이터 활용에 기인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를 반증하듯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협업 및 상호보완 관계로 인식하고 공존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으나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을 부당하게 이용해서 점수를 높이는 '게이밍현상', 때때로 부정확한 정보를 제시하는 '정보환각', 출처 미표기로 인한 '표절문제' 발생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기술관점의 견해다.
챗GPT를 교육 도구로 바라보고 가치를 발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전략과 맞물려 고민해야 한다. 챗GPT는 '자원기반학습을 지원하는 최신도구'로 간주돼야 한다. 자원기반학습은 교수학습 방법의 하나로, 학습자원과 직접적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학습이다. 아날로그 자원과 디지털 자원을 포괄한다. 효과적 실행을 위해서는 첫째 독립적 형태보다는 다양한 교수학습이 결합된 '블렌디드러닝으로 구현'해야 한다. 둘째 양질 자원에 대한 '교수자(교사)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더욱 구체화한 실행 전략이 요구된다.
먼저 블렌디드러닝 전략으로 검색(Search)-선별(Select)-평가(aSsessment)를 함의하는 '3S전략'을 제안한다. 검색은 과제 해결을 위해 챗GPT에 질문을 입력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로 볼 수 있으며, 선별은 자신에게 유의미한 자료를 선별하고 학습자 관점에서 요약·종합화하는 것이다. 평가는 단순한 평가 개념보다는 도출된 산출물에 대한 비판적 관점에서 평가 및 피드백을 통해 지식을 수정하고 확장하며, 학습 과정에 대한 성찰을 포함한다. 궁극적으로 챗GPT에 대한 우려는 기술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 주도성 및 협력적 학습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
다음으로 학습 자원에 대한 적극적 검증·지원을 위해 설계(Design)-검색(Search)-결정(Conclusion) 과정의 두음을 딴 'DeSeCo모델'을 제안한다. 이는 수업설계 프로세스 또는 교수자(교사)가 함양해야 할 마인드셋으로도 볼 수 있다. 학습과제 중심 설계에서 벗어나 챗GPT가 제시하는 정보를 미리 모색하거나 제공된 정보를 선순환적으로 활용, 최종적으로 학습 자원 제시에 교수자와 챗GPT가 제시하는 자원을 구분해서 결정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테크놀로지 기반 학습에 부합되는 '휴타고지(Heutagogy) 패러다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형식과 비형식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학습은 테크놀로지에 의해 가능하며 학습자주도성이 더욱 중요시된다. 페다고지(Pedagogy)가 교수자(교사) 주도 아래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지 결정한다면 안드라고지(Andragogy)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지만 본질적으로 교수자(교사)에 의해 주어진 과제 수행을 목표로 한다. 반면에 휴타고지는 안드라고지의 확장적 개념으로, 학습자에게 자신의 학습 경로 및 방법 등에 대한 선택권을 강화하는 학습자 중심 학습 환경이다. 기존 패러다임에 비해 높은 수준의 학습자 성숙도 및 자율성을 요구한다.
챗GPT에 의해 촉발됐지만 학습 본질과 학습자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습이란 단순히 정보에 접근하는 차원이 아니라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적용해서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학습자는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성찰적 실천가 역할로 변화돼야 한다.
교육 관점에서 챗GPT를 '개인화가 강화된 자원기반학습 지원도구'로 정리하며 교육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보은 유비온 미래교육연구소장 bonny@ub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