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RE100 가입 신청...글로벌 고객사 친환경 요구 대응

LG전자가 글로벌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신청했다. 점점 커지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요구에 대응하는 것으로, LG전자 제품 생산과 유통 전반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과 에너지 절감 노력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 RE100 가입 신청...글로벌 고객사 친환경 요구 대응

LG전자는 최근 RE100 가입 신청절차를 마치고 주관기관인 더클라이밋그룹에서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RE100 가입 신청과 검토, 승인까지 최소 3개월에서 5~6개월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6~7월께 가입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RE100은 기업이 생산활동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캠페인이다. 초기에는 기후변화대응 차원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의미가 강했으나 지금은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업이 실체적으로 갖춰야 할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RE100에 공식 가입한 국내 기업은 30개사다. 2020년 SK그룹을 시작으로 2022년 현대자동차그룹, 삼성전자 등이 가입하며 그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롯데웰푸드가 RE100에 가입했다.

LG그룹 차원에선 2021년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먼저 가입하고 이듬해 LG이노텍이 합류했다. 올해 LG전자가 가입하면 국내 4대 그룹 주요 기업 대부분이 RE100 회원사에 이름을 올린다.

LG전자는 그동안 RE100 가입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LG전자는 2021년 7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30년 무공해 차량 100% 전환,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의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RE100 가입 결정은 제조 대기업에 쉽지 않은 사안이다. 대용량의 전력을 사용하는 제조업 특성상 이를 대체할 만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숙제다. 실제로 LG전자는 2021년 7월 이사회에서 RE100 가입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6월 이사회 내 ESG위원회에서 RE100 가입 안건이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당시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2022년 2월)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폭등하는 등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글로벌 트렌드 동참에 무게가 실렸다.

LG전자는 전장 등 글로벌 협력사와의 관계가 중요한 사업이 성장하면서 RE100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은 부품 협력사에 ESG 경영과 RE100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상황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수주잔고가 80조원을 넘어서는 등 미래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발전원의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GS EPS와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태양광 발전소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GS EPS가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축구장 3배 크기의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면 LG전자가 이곳의 전력을 직접 사들일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이사회 결정을 통해 RE100 가입을 결정하고, 이를 위해 신청에 필요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라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글로벌 고객사와 기관투자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