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의 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30일 귀국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이번 국빈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국방·안보 중심 한미동맹을 첨단과학기술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또 국방·안보 차원에서도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국의 '핵우산'을 더 확실히 못 박았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태운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장관 직무대행)과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방미길에 오를 때처럼 하늘색 넥타이를, 김 여사는 하늘색 코트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 미국 국빈방문 성과 등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시작부터 한미 간 첨단과학기술 협력에 시동을 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대한상의 회장) 등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첫 이틀동안 총 59억달러(약 7조9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넷플릭스가 25억달러, 6개 첨단기업이 19억달러, 소재기업 코닝이 15억달러를 우리나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와는 단독으로, 웬델 윅스 코닝 회장과는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만났다. 또 수소·반도체 등 6개 첨단기업과는 투자신고식에서 만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결정에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 주요 기업인에게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의 상호 투자 확대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도 별도로 접견, 특별 제작한 브로슈어를 전달하고 기가팩토리 유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첨단과학기술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존 군사·안보동맹도 한층 강화했다.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워싱턴 선언은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로, 한미 간 핵협의그룹 '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에도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 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