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모든 정보기술(IT) 솔루션을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AI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합하지 못하는 솔루션은 AI를 이해하고 결합하는 솔루션으로 대체될 겁니다.”
파수(대표 조규곤)가 최근 개최한 세미나 '파수 디지털 인텔리전스 2023(FDI 2023)'에서 윤경구 파수 본부장이 'AI와 개인정보보호'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맺음말로 던진 말이다.
윤 본부장의 말은 이날 세미나 전체를 관통한 주제다. 챗GPT가 쏘아올린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와 위협이 잘 녹아있다는 점에서다.
오픈AI가 만든 대화형 AI 챗GPT가 IT업계에 화두를 던졌다. IT업계는 생성형 AI인 챗GPT의 위협이 무엇인지 찾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모색에 나섰다.
◇AI 시대 정보보안은 누가 지키나
파수가 FDI 2023에서 먼저 던진 챗GPT의 화두는 콘텐츠 저작권과 정보보호에 대한 이슈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이날 키노트 강연에서 챗GPT가 생성한 저작물이 누구의 것이냐를 놓고 화두를 던졌다. 챗GPT로 대화하며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만들고 글쓰기도 가능한 상황에서 창작물로 볼 것이냐와 창작물이라면 또 누구의 것으로 인정하느냐의 문제다.
조 대표는 콘텐츠의 저작권이 모호해지고 쉽게 침해받을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기술적 보호 조치를 당분간 저작권자가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저작이 남용되지 않도록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기술을 더 촘촘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생성형 AI의 진화와 함께 기업과 기관 등의 중요한 정보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게 관리하고 또 자체적으로 AI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생성형 AI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취득하거나 기업·기관으로서 기밀 정보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파수는 챗GPT가 대중적이고 LLM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 착안해 기업이나 기관의 로컬 LLM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관리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 대표는 AI를 활용할 신규 솔루션으로 파수 프라이빗 AI 어시스턴트 서비스(F-PAAS)와 '파수 퍼블릭 AI 프록시'를 소개했다. F-PAAS는 기업 내부에 구축하는 통합 AI 지원 서비스다. 파수가 개발 중인 기업형 LLM을 활용해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 정책 학습과 문서, 데이터 등 콘텐츠 학습 등이 가능하다. 문서 작성, 회의 도우미 등 다양한 AI 활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수 퍼블릭 AI 프록시는 인증관리와 접근제어, 데이터 트랜잭션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해 기업이 외부의 퍼블릭 AI를 활용할 때 높은 안전성과 보안 수준을 제공한다. 파수 퍼블릭 AI 프록시는 연내, F-PAAS는 내년 공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파수가 AI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셈이다.
◇파수 “진화하는 AI 시대 선도할 것”
윤 본부장의 메시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윤 본부장은 챗GPT가 생성형이면서 문맥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추론단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문맥 이해 모델은 1972년 순환신경망(RNN) 모델에서 6단어까지, 1997년 장단기기억(LSTM) 모델에서는 20여개 단어, 2017년부터 구글이 만든 트랜스포머 모델은 모든 언어를 학습하는 AI 능력을 키운 것이다. 이후 등장한 GPT는 버전이 올라갈수록 연산량이 기하급수로 늘고 추론능력까지 더해져 발전하고 있다.
윤 본부장은 이어 “AI 모델은 향후 플러그인이나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파수는 이에 대비해 보안과 관리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파수는 AI 시대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시대를 끌고가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