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증빙 어려움으로 자유무역협정(FTA) 특혜세율을 적용받지 못한 일부 수출기업의 증명서 발급 절차가 개선된다.
관세청은 물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수출기업(농축수산물 유통업체, 무역업체 등)이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신청할 때 세관에 제출해야 하는 증빙서류를 대폭 간소화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수출업체가 우리나라와 FTA가 체결된 국가에 물품을 수출할 때 특혜세율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해당 물품 원산지가 한국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세관(또는 상공회의소)에 제출하고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다만 수출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 수출기업의 경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수출 물품 원산지가 한국임을 세관에 증명하기 위해 제조(공급)업체로부터 원산지 소명서와 관련 입증서류(제조공정도, 재료명세서 등 7종) 등을 제공받아서 제출해야 하는데 원재료 내역, 제조원가 등 영업비밀이라 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세청은 한국산임을 증명할 수 있는 일부 수출 품목에 대해 원산지증명서 발급 증빙서류를 대폭 간소화했다.
먼저 농어민이 생산해 직접 수출하는 농축수산물과 식품은 친환경농산물인증서 등 관세청장이 인정한 총 18종 서류를 원산지 증빙서류로 인정하고 있는데 앞으로 유통업체가 수출하는 경우도 해당 서류 1종만 제출하면 한국산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 배터리, 플라스틱 제품 등 관세청장이 국내에서 제조한 사실만으로 원산지를 인정하는 총 317개 공산품도 국내제조(포괄)확인서 1종만 제출하면 다른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이밖에 관세청장이 원산지 증명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원산지인증수출자가 생산한 물품을 납품받은 유통업체가 이를 추가 가공 없이 수출할 경우 제조업체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FTA 활용에 필요한 원산지증명 절차가 대폭 간소해짐에 따라 전문 수출기업 수출 판로가 확대되고 수출물품을 제조해 공급하는 농어민, 중소 제조업체 등 매출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정구천 자유무역협정집행과 과장은 “앞으로 우리 기업이 자유무역협정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 없도록 제도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