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상승률 3.7%…14개월 만에 3%대로

석유류 16.4% 하락…개인서비스는 상승
근원물가, 전체 물가상승률 웃돌아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4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4월 소비자 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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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했다. 석유류 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가운데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공공요금 상승이 있었던 작년 10월과 올해 1월을 제외하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세 달 사이 상승률이 1.5%P 하락했다.

품목 성질별 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은 작년 동월 대비 1.0%, 공업제품은 2.0% 각각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16.4% 하락했으며, 물가를 0.90%포인트(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는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휘발유(-17.0%), 경유(-19.2%), 자동차용LPG(-15.2%) 가격이 모두 작년 대비 하락했다.

서비스물가는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며 작년 대비 4.0% 상승했다. 집세가 작년 대비 0.8% 올랐고 공공서비스는 1.0%, 개인서비스는 6.1%의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전월(5.8%)보다 확대됐으며, 물가 기여도는 1.88%P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7.6%, 외식 외 물가는 5.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4월에도 근원물가가 전체 물가보다 높은 상황은 이어졌다. 4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4.6% 상승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4.0% 올랐다. OECD기준 근원물가가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돈 것은 2020년 6월 이후 35개월 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는 하락 폭이 커져 소비자물가가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요금 인상 시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4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세계적 고물가 속에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를 기록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등이다. 이어 “국제에너지 가격 불확실성 등 향후 물가 불안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감을 잃지 않고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주요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