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인수합병(M&A) 거래도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M&A 거래 규모가 전분기 대비 10% 하락하며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기업 가치 저평가 분위기 속에 사모펀드(PE)를 중심으로 기업 매각에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M&A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최근 세계 M&A 보고서를 통해 1분기 M&A 거래 금액이 9925억1000만달러(약 1330조9500억원)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1조1030억달러(약 1479조1200억원) 대비 약 10% 감소했다. 정점을 찍었던 2021년 4분기에 비해서는 32.2%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유럽 중앙은행 등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환경이 M&A 거래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피치북은 분석했다.
M&A 거래 종류별로 보면 1분기 창업자 소유 기업 매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8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PE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저가에 매각하는 것을 기피한 탓이다. 미국 내 PE의 M&A를 통한 회수(엑시트)는 25.2%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기업간거래(B2B) 분야가 거래금액 2887억달러(약 387조1400억원)로 유일하게 증가(11%)했다. PE인 아폴로가 화학회사인 유니바 솔루션스를 81억달러(약 10조86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형 거래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경기 영향을 받는 B2C, 에너지, 금융, 정보기술(IT) 등 나머지 분야는 전분기 대비 M&A 거래규모가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5% 줄어든 5031억6000만달러(약 674조7300억원), 유럽은 10.7% 감소한 3836억4000만달러(약 514조4600억원)를 기록했다.
피치북은 연내 통화정책은 금리 완화 기조로 전환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인해 대형은행은 대출에 보수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북은 “SVB 파산은 최근 M&A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용된 은행 주도 레버리지 대출 시장 회복을 미루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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