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수석 “공천 이야기 안 했다”…태영호 의원 녹취 보도 반박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를 예방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를 예방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여당이 당무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실이 정무수석을 통해 야당의 일본 관련 발언 등에 대한 엄호를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공천'을 언급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수석은 2일 국회 본청에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뒤 취재진에 “태영호 최고의원이 당선 인사를 온 자리에서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선의의 피해자들을 먼저 이야기했으면 참 좋았겠다. 이런 부분을 앞으로 많이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는 정도의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MBC는 제3자 일본강제징용 배상안 발표 직후 여론 비판이 쏟아질 당시 이 수석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에 대해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태 의원의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수석은 태 최고위원에게 이른바 '마이크'를 잘 활용하면 공천 문제를 신경 쓸 필요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 수석과의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한일 관계나 공천과 관련해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녹취에 나온 발언은 공천을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나온 과장이 섞인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석도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이 수석은 “공천은 이야기도 안 했고, 일본(문제)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최고위원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태 의원과 직접 통화했다. 본의 아니게 이렇게 돼 죄송하다고 말씀하더라”면서 “난 태 의원실 녹취록에 나오는 사람이 아니다. 사실 여부는 그분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사람이 전당대회 직후 만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무개입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수석은 “당무개입을 논한 적이 없다”면서 “(한일 관계에 대해) 지나가면서 이야기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을 가질만한 그런 사항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전혀 그런 이야기가 생각이 안 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당대회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하는 것도 당무개입인가”라며 “그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