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기후기술허브' 설립…ADB 1000억달러 프로젝트 '마중물' 기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ADB-한국 기후기술허브(K-Hub) 합의문(MOU)에 서명을 하고 악수를 나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ADB-한국 기후기술허브(K-Hub) 합의문(MOU)에 서명을 하고 악수를 나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에 '기후기술허브'(K-허브)를 설립한다. ADB가 2030년까지 총 1000억달러 규모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 발주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후 거점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56차 ADB 연차총회' 개막식에 앞서 아사카와 마사쓰구 ADB 총재와 면담하고 'ADB-한국 기후기술허브(K-허브)' 설립에 합의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K-허브는 한국 정부와 ADB가 공동 설립하고 인력을 파견해서 운영하는 기후기술 허브다. ADB는 기후 관련 사업을 향후 1000억달러(2019~2030년 누적)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ADB는 한국의 기후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한국 소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후기금(GCF)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기후허브 소재지로 한국을 낙점했다.

내년 서울에 개소할 K-허브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전 세계의 공공·민간 기후 전문가를 선별하고 연결해서 기후 분야 네트워크 거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기후 분야 ADB 사업을 설계하고 아시아 역내 국가에 기후 분야 지식 전수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향후 아·태 지역과의 글로벌 기후 논의에 선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K-허브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기후 이슈 어젠다를 주도하고, ADB와의 협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이 디지털 분야와 지식 공유를 중점 지원하기 위해 2006년에 설치한 한국 단독 신탁기금인 이아시아(e-Asia) 지식협력기금에 6년 동안(2023~2028년) 1억달러를 추가 출연하기로 약정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아태사업준비퍼실리티(AP3F) 500만달러 △ADB 벤처 300만달러 △ADB 프론티어 퍼실리티 100만달러 등 ADB 다자기금 900만달러 추가 출연도 약정했다.

AP3F는 개발도상국 정부와 공공기관의 민관합작투자(PPP) 사업 지원 등을 위해 2016년에 설립된 ADB 다자기금이다.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500만달러 신규 출연을 약정, 앞으로 ADB가 수행하는 PPP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ADB 벤처는 아·태 지역 개도국의 지속 가능 발전에 필요한 청정기술, 핀테크, 농업, 보건 등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2020년에 설립된 ADB 투자기구이다. 한국 정부는 설립 시 한국모태펀드와 함께 1500만달러를 출연했다. 국내 기업 이그린글로벌과 이노씨에스알은 ADB 벤처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ADB 프론티어 퍼실리티는 아시아 최빈국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연차총회에서 발족한 다자기금이다. 공여국뿐만 아니라 개도국 정부가 출자에 참여, 수원국·공여국 간 새로운 협업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캄보디아·라오스·미국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공여국 가운데 최초로 100만달러 출연을 약정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사카와 마사츠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송도=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