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에도 업계 큰손으로 통하는 CJ ENM 실적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제작비 투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 적자, TV광고 축소 등 엎친 데 덮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 ENM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69억원에서 1374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주가도 하락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CJ ENM 주가는 7만9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로 TV 및 디지털 광고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여기에 영화 '영웅' '유령' '카운터' 등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부문의 경우 광고시장 위축과 TV, 디지털 광고 매출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며 “영화 역시 개봉한 세 작품의 흥행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OTT 티빙은 성장세에 접어들었지만, 오리지날 콘텐츠 제작 등에 투자를 많이 한 탓에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티빙은 영업 적자가 1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확대됐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외부 환경 탓에 광고 수요가 저조하다”며 “상반기까지는 역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수익성 개선은 하반기부터 나타나 전체적으로 올해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의 최근 실적 부진이 음악이나 드라마, TV 등 기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부문이 아닌 새롭게 투자를 진행한 티빙이나 피프스 시즌으로 인한 것이라는 지적에서다.
한편 CJ ENM은 연초부터 전사 차원의 강도 높은 비상경영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송광고 시장 정체와 티빙 플랫폼 경쟁력 열위, 지식재산(IP) 외부 판매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진단에서다.
CJ ENM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세 부문 9본부 체제에서 5개 본부 1개 사업부 체제로 전환했다. 국장직급을 폐지하고 '팀장-사업부장-본부장'으로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해 1월 지분 80%를 약 9300억원에 인수한 미국 현지 제작 스튜디오 피프스 시즌의 직원 2% 수준인 8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프스 시즌은 지난해 6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CJ ENM 재무 상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CJ ENM은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나 설비투자는 최소화해 관행적 비용이나 업무를 전면 재검토한다. 다만 미래 성장 핵심 동력 확보를 위한 필수 투자의 경우 우선순위로 판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
영업익 152억…1년새 69.3%↓
광고시장 위축·OTT 적자 등 원인
콘텐츠 제작비 크게 늘린 만큼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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