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우리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2021년 가을 우리는 이전에 없던 30℃에 가까운 기록적 고온을 경험했고, 지난 해 11월 동일한 이상고온 현상이 관측됐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인간뿐만 아니라 산림에도 큰 피해를 가져온다. 호주에서는 2019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발생한 산불로 서울시 면적의 약 30배에 이르는 1860만ha의 산림이 소실됐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울진 산불이 9일 동안 지속되며 2만ha의 산림 피해가 났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2년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토지이용 변화로 대규모 산불 발생 빈도가 2100년에는 현재와 비교해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림청에서는 산불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불진화헬기·산불진화차와 같이 단시간에 많은 물을 운반할 수 있는 장비를 비롯해 산불 진화에 특화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와 더불어 산불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산림관리가 요구된다.
숲가꾸기는 미래에 유용한 가치가 있는 나무의 생장에 방해가 되는 나무를 제거하는 산림 작업으로, 우량 목재를 생산해서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숲가꾸기로 산림 탄소흡수 능력 향상, 산림 경관 개선, 산림휴양 등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증진할 수 있다.
또 산불 발생이 우려되는 취약한 산림에서는 숲가꾸기로 연료를 제거함으로써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연료를 열원에서 미리 제거하는 것처럼 산불예방 숲가꾸기도 유사한 방법으로 산불을 예방하고 있다. 산림 내 상층 나무들을 적정 밀도로 조절하고 낙엽과 같은 지표 연료와 수관과 같은 공중 연료를 연결하는 사다리 연료를 제거하며, 수확벌채 후 남은 부산물은 숲 밖으로 반출해서 산림 내 연료를 제거하거나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
숲가꾸기로 나무 사이의 간격을 넓혀 주면 빗물을 차단하는 수관층을 열어서 지표면에 도달하는 빗물의 양을 대폭 증가시킨다. 수관의 강우 차단율은 숲을 구성하는 수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8~32%에 이른다.
즉, 숲가꾸기는 산림토양이 더 많은 물을 머금을 기회를 제공하고, 이것은 산림의 건조를 감소시켜 산불 발생을 예방한다.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 밀도가 감소하면 큰 나무 사이로 햇볕이 숲 바닥까지 들어와서 산불에 강한 수종들이 유입돼 자랄 공간과 양분을 제공한다.
그러나 일부 환경단체와 사람들은 숲가꾸기를 산림 훼손과 생태계 파괴로 간주한다. 지피식생이 감소하고 산림이 건조해져서 산불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한다. 또 숲가꾸기로 나무가 줄어든 공간이 바람 세기를 증가시켜 산불을 확산시킨다는 주장도 한다. 이는 숲가꾸기의 특정 단면만을 바라본 지엽적 주장으로, 연료량 감소를 포함한 다수의 숲가꾸기 효과를 무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숲은 세계적으로도 드물 정도로 짧은 시간에 녹화를 이뤘다. 국민의 노력으로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푸르고 건강한 산림을 만날 수 있다. 이는 숲을 그냥 방치한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숲가꾸기를 통해 건강한 산림으로 유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푸르고 건강한 산림으로부터 우리는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후세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숲가꾸기로 산불 예방과 동시에 산불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서 우리가 심고 가꿔 온 숲이 더욱 푸르고 아름다운 산림으로 보전되고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숲의 가치를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병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bbpar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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