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뛰어들었다. ADC는 지난해 시장 규모 7조원에서 2026년 17조원 규모로 연평균 22% 성장이 예상되며 항암제 분야 대세로 떠올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기술 이전·도입, 공동개발, 제조 등 ADC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1조6000억원 규모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포순제약에 기술 이전한 LCB14로 첫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종근당은 지난 2월 네덜란드 ADC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시나픽스와 1억3200만달러(약1650억원) 규모 ADC 플랫폼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삼진제약은 1월 항체 신약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ADC 위탁개발생산 분야도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북미 최고 ADC 위탁생산 센터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에는 ADC 플랫폼 및 표적항암제 바이오 벤처 피노바이오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해 피노바이오가 보유한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피놋-ADC’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또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북경한미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텀바디’를 적용한 ADC 공동연구 및 개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올해 ADC 임상시험은 표적은 여전히 제한적이나 기술은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ADC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으로 특정 단백질을 표적 삼아 원하는 부위를 정밀 타격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기존 화학요법보다 치료 효과가 높으면서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ADC 기술 개발이 활발한데 2019~2022년에 8개 ADC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는 57개 새로운 ADC가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전년보다 90% 증가했다. ADC를 평가하기 위한 249개 임상시험도 지난해 새로 시작됐다.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지난달 열린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도 ADC가 주목받았다. 올해 AACR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총 6039개 초록 중 ADC를 다룬 논문은 모두 142개로 항체(mAb) 의약품보다 많았다.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 진행한 연구를 공개한 초록 25개 중 ADC 약물 논문이 8개, 항체 관련 연구가 5개였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