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직구 규모 1년새 2배↑…커지는 알리바바 존재감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팝업스토어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대표.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팝업스토어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대표.

중국 해외직접구매(직구) 규모가 1년새 2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등을 앞세운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 영향이다. 강점인 가격 경쟁력에 빠른 배송, 고객관리(CS) 개선 등을 더해 국내 직구 시장 존재감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온라인 직구 규모는 655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실적과 비교하면 99.4% 증가했다. 전체 국가 가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해 1분기 역성장 이후 4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미국 직구 규모는 49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하며 중국에 1위를 내줬다.

이같은 성장세는 알리바바그룹의 한국 사업 확장과 맞물려 있다. 알리바바의 국내 직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0%를 넘어섰다.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송언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문 건수 기준 1·2위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다. 두 업체 합산만 43%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도 타오바오가 11.7%로 1위, 알리익스프레스가 8.5%로 2위다. 쿠팡이 8.4%를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고 아마존은 5.9%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알리바바 직구 전문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수백억원의 쇼핑 지원금을 투자한 ‘꽁돈대첩’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약점으로 꼽히는 CS·배송 문제도 개선했다. 지난해 수도권에 한국어 전용 고객센터를 오픈했고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상품 배송 기간도 3~5일로 단축했다.

올해는 한국 사업 확대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3월 국내 첫 브랜드 앰배서더로 배우 마동석을 선정하고 온·오프라인에 걸쳐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익일도착·당일도착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별도 풀필먼트 센터 구축도 논의 중이다.

알리바바 계열 중국 최대 역직구 플랫폼 티몰글로벌도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를 목표로 티몰글로벌 한국어 사이트 오픈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 e커머스 업체들도 경쟁력 제고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큐텐 산하로 뭉친 티몬·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는 큐텐의 글로벌·물류 인프라를 접목하고 있다. 티몬은 직구 전문관 ‘티몬무역상사’를 운영하면서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큐텐 물류 시스템을 활용해 배송 기간을 단축했다. 인터파크커머스 또한 익일배송 서비스 ‘아이프라임’을 론칭하고 이달부터 큐텐 직구 상품 판매를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물류 혁신이 일어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플랫폼의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게 됐다”며 “중국에 대한 선호도, 제품 신뢰도 등을 제고해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