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잉~치익”
지난 3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에 들어가자 전기차진단기술센터(이하 센터)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가 달리고 있다. 센터는 아이오닉5에 들어간 배터리 모듈·팩 성능 노후화를 평가한다. 모듈·팩 결함을 인위적으로 생성시킨 상태로 가상의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전기차 및 배터리 고장 등 원인을 평가하고 수집한다. 생기원은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2년여간 현대차 인기차종 코나EV·아이오닉5 등 총 100대분 12만㎞(정밀 데이터 포함한 주행량) 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배터리 모듈, 팩 검사 장비, 유럽 AVL 주행 측정장비 등 세계 최고 수준 전기차·배터리 검사 측정 장비를 갖춘 곳이다.
생기원 제주본부는 전기차 보급률 1위 제주도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2만㎞·4테라바이트(TB) 분량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곳이다. 현대차 코나·아이오닉 전기차를 평가, 측정하기 위해 국내외 25종의 장비를 구축했다.
홍영선 센터장은 “현대차와 협력해 코나·아이오닉5를 각각 50대씩 최대 100대를 테스트해 내년까지 현재 2배 이상인 20만㎞ 이상 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를 탑재했다”며 “전기차 고장에 따른 진단 기술을 확보하기 용이하고, 고장 예지 및 건전성 평가(PHM)를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 22만㎞ 주행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기원은 올해 하반기 전기차 모터 측정 장비도 신규 반입할 계획이다. 한국생기원에 따르면 제주도는 전기차 보급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으로, 모터 39%, 배터리30%, 브레이크 20% 등 전기차 주요 고장 원인으로 꼽힌다. 생기원 전기차 측정 기술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기술을 도입하고 전기차 고성능 측정 장비를 접목했다. 배터리 측정 장비는 대부분 국산 장비로 올해도 국내 주요 장비를 추가 반입할 계획이다.
이날 센터에서 전기차 주행측정장비를 통해 전기차 주행재현 실험이 이뤄졌다. 아이오닉5가 시속 30㎞로 주행하고 있다. 센터 안쪽 배터리팩, 모듈 데스트장에서는 코나에서 배터리팩에 인위적 결함을 내는 배터리 인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특히 배터리 인가 기술은 고난도 기술 노하우를 요구한다. 인가 작업이 완료되면 전기차 주행 테스트장으로 이동한다. 센터는 배터리팩 하나당 48시간 이상 고장 검사에 따라 배터리를 ‘A~Z’로 분류한다.
생기원은 오는 2030년 국내 전기차 보급률 300만대 시대를 여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지금의 보급률 40만대에서 9배까지 늘어난 수준이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면 더욱 많은 배터리 진단,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