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조길원 화학공학과 교수와 박사과정 김승현·정세인 씨, 강보석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신축성과 전기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고분자 반도체 소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구부리고 돌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나 피부 부착형 의료용 소자 등에 필요한 반도체는 딱딱한 금속 재질이 아니라 휘어질 수 있는 스트레처블(strechable) 소재다. 반도체를 늘리면 단순히 구부렸을 때보다 열 배 이상의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반도체층이 부서지면서 전기적 성능이 저하된다. 변형된 상태에서도 반도체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에 사용될 수 있는 분자의 양 끝에 아자이드 반응기를 가진 유연한 사슬 형태의 광가교제를 개발했다. 광가교제에 자외선을 쪼이면 고분자 반도체와 그물 구조를 형성해 자유자재로 반도체를 늘리더라도 미끄러지지 않게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기존 반도체 소재는 늘렸을 때 서로 얽혀있던 고분자 사슬들이 비가역적으로 미끄러지면서 부서져 성능이 저하되는 반면 이 ‘브레이크’ 덕분에 고분자 사슬이 미끄러지지 않고, 신축성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테스트 결과 반도체를 80% 늘린 상태에서도 전기적 성능을 최대 96%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반도체보다 소재가 파괴되기까지 늘어나는 정도와 반복 인장 안정성 등 특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조길원 교수는 “고분자 유기 반도체 박막에 아자이드 광가교제를 도입해 큰 기계적 변형을 견디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고분자 반도체 소재의 신축성을 개선할 수 있을뿐 아니라 패터닝 기술에 접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대면적 신축성 유기 반도체 패턴 제작 등 높은 산업적 효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전략강화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커버 논문으로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