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이달 삼성그룹 임직원에 전 차종 3% 할인 혜택을 추가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수입차 시장에 가격 경쟁이 재점화했다. 올해 고금리 여파로 판매가 감소한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에 비상이 걸리면서 프로모션을 크게 늘리는 추세다.
코오롱모터스와 도이치모터스, 한독모터스 등 BMW 주요 딜러사들은 최근 삼성그룹 임직원 할인 혜택을 공지했다. 5~6월 삼성 임직원 한정으로 전 차종 대상 3% 추가 할인을 제시했다. 협약을 맺은 삼성 계열사는 30여개다.
그동안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일부 딜러사들이 협약 대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1~2% 할인을 해왔지만,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3%까지 할인 폭을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삼성 임직원이 출고가 7780만원인 5시리즈 530i 럭셔리를 구매하면 210만원 상당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기본 할인 혜택 17.4%(1350만원)를 더하면 최대 20% 이상(1560만원) 할인이 가능한 셈이다.
BMW와 벤츠 딜러사들이 주요 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임직원 할인을 실시하는 것은 신용도 높은 고객을 유치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성 외에도 LG, SK, GS, 네이버, 카카오 등 다양한 기업 임직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할인 경쟁에 나섰다. 아우디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A6 일부 모델에 최대 18%(1400만원)에 달하는 할인을 제공하는 등 이달에도 파격적인 혜택을 이어가며 수입차 업계 가격 경쟁을 부추긴다. 올해 판매량이 작년 대비 50% 이상 줄어든 폭스바겐은 이달 티구안 대상 월 19만대 프로모션, 3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 등을 내걸었다.
수입차 업계가 적극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는 것은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고금리가 겹치면서 차량 판매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차 판매는 8만2594대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24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절반 이상인 13곳의 판매가 줄었다.
작년까지 상승세를 탔던 주요 브랜드의 판매 고전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BMW는 2만3970대로 작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고, 벤츠는 2만1128대로 18.6% 줄었다. 이어 MINI(-27.9%), 폭스바겐(-56.4%), 링컨(-34.8%), 지프(-35.3%), 푸조(-44.1%), 혼다(-59.0%) 등이 높은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마이너스 성장 중인 수입차 업체들은 판매 관련 비상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할부나 리스 이용 고객이 많은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고금리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면서 “올해 역성장 중인 수입차 업체들도 판매 관련 비상 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