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 등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통해 운용되는 연금자산 규모가 올해 1분기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016년 TDF가 국내 최초 출시된 이후 7년만에 거둔 성과다.
지난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올해부터 가입자들의 선택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유성 금융투자협회 연금부장은 9일 여의도 금투협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2023년 1분기 TDF 시장 규모 및 운용성과 분석’ 브리핑을 통해 “2020∼2021년부터 퇴직연금 실적배당 상품 중 TDF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 시기 투자 인구 확대와 투자 인식 변화도 있지만, 연금 펀드가 실적 배당 상품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도록 했던 규정이 2018년 하반기 100%까지 담는 것으로 개정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TDF의 국내 도입 초기에는 해외 운용사 제휴형 TDF 위주로 출시가 이뤄졌으나, 최근들어 매년 2~4개사가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등 국내 직접 운용형 TDF, ETF 등 패시브 펀드를 활용한 저비용 TDF 등으로 상품 스펙트럼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퇴직연금 내 TDF 적립금은 매년 2배 이상 증가 추세를 보였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에서 TDF의 비중은 약 20%로, 대표 실적배당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빈티지별로는 TDF 2025, 2030, 2045 순으로 누적 순자산을 기록하면서 쌍봉형 분포를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은퇴시점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성향에 부합하는 빈티지를 선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운용성과 측면에서 TDF는 매년 해외주식형 펀드와 국내채권형 펀드 사이의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기록했다. 장기 누적 수익률에서는 TDF가 원리금보장상품을 상회하는 성적을 냈다.
퇴직연금을 기준으로 2018년~2023년 1분기의 누적 수익률은 TDF가 15.7%, 원리금보장상품이 9.1%를 기록했다. 동일 기간의 누적 물가상승률(CPI)은 11.6%로 나타났다.
나석진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본부 본부장은 “TDF는 국내 최초의 연금특화형 상품으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고 연금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TDF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장기·적립식이라는 연금투자의 속성에 TDF가 잘 부합하며, 궁극적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와 국민들의 연금자산 증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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