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험인증 전문기업인 미국 ‘UL솔루션스’가 올 하반기 경기도 평택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험소를 구축한다. 해외 시험인증 업체가 한국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시험인증 거점을 구축하는 첫 사례다. 최근 급팽창한 세계 이차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UL은 최근 한국지사(UL코리아)를 통해 자사 평택 연구소에서 근무할 배터리 시험원 채용을 진행했다.
이번에 채용하는 시험원의 주요 업무는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의 성능 평가를 위한 시제품 관리, 관련 시험 준비 및 데이터 측정· 기록, 시험 일정 관리 등으로 알려졌다. UL코리아가 채용한 신규 인력은 서울에서 약 3개월 근무 후 평택으로 근무지를 변경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UL코리아는 오는 7월 말 완공을 목표로 평택에 전기차 배터리 성능시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평택 거점에서 근무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UL코리아는 이번 채용에서 공학전공자와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위험성·안전성을 이해하고 있는 인력을 찾았다. 특히 ‘ISO 17025 품질 시스템’ 이해자를 우대하겠다고 명시했다.
ISO 17025는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에 적합한 기업 품질경영시스템과 기술적 능력을 인정받은 것을 뜻한다. UL코리아가 평택 시험소가 발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험성적서 효력이 세계 주요국에 통용되는 ‘국제공인시험기관’ 수준의 인프라를 마련할 공산이 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UL 본사는 이번 평택시험소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UL코리아에 이례적으로 약 2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UL코리아 평택시험소는) 전기차 충·방전기 20개 채널, 항온·항습 챔버 20개실 규모”라고 전했다.
국내 시험인증 업계는 글로벌 수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진 UL이 한국 시장에 참전하면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이 배터리 관련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시험인증 업체 관계자는 “UL이 평택에 시험소를 구축한 것은 그만큼 한국이 이차전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이 크다는 의미”라면서 “한국 시장 내 경쟁보다 글로벌 비즈니스로 육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