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이 10일로 미뤄지면서 징계 수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징계 결정을 한 차례 유보한데다 빠른 징계를 통해 당내외 논란을 잠재우려던 만큼 이번에는 최후 통첩이 내려질 전망이다.
윤리위 전체회의 재소집에 앞서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 의원의 징계 수위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리위는 당초 8일에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해왔지만 추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윤리위가 갑작스럽게 속도 조절에 나선 데 대해 두 최고위원 징계로 크게 반발할 수 있는 강성 보수층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송세달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 반대 국민 모임’은 “김 최고위원을 징계할 경우 야당과 좌파 언론의 파상공세가 뒤따를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이 반대 서명에는 2만1725명이 참여했다.
두 최고위원은 일단 자진사퇴에는 선을 긋고 있다. 태 최고위원은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지거래 허가제 개선방안 간담회’ 직후 자진사퇴 관련 입장에 대해 “현시점에서 추가로 드릴 말이 없다”면서도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그런 여러 가지 소통은 지금 수백통 오고 있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약하거나 두 최고위원이 윤리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총선을 1년 앞두고 당 내홍으로 번질 우려도 크다. 또 이준석 전 대표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그냥 탈당 권유하고 잘라 내야지 어설프게 징계했다가는 명분도 없고 이미 수습할 시기도 놓쳤다”며 “당원권만 정지하고 최고위원으로 그대로 두기에는 상처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길 잃은 양 두 마리 동정하다가 당이 침몰하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여 지도부, 징계 수위 놓고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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