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등이 올해 태양광 인버터 성능 개선 사업 목표치의 85%를 달성했다. 태양광이 밀집한 전남·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계통탈락 사태를 막기 위한 선제 조치를 취한 결과다. 태양광 밀집·계통 영향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향후에도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한국전력공사·전력거래소는 올해 전남·전북과 경남 일부 지역 태양광 2.35GW를 대상으로 인버터 성능을 개선했다. 산업부·한전·전력거래소는 지난 3월까지 태양광 1.35GW, 오는 9월까지는 2.78GW를 대상으로 인버터 성능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목표보다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태양광 인버터는 태양광 모듈에서 생성된 직류 전력의 최대값을 교류 전력으로 변환해 전력계통으로 보내는 변환장치다. 계통 안정화를 위해서는 인버터가 저주파·저전압에도 계통에서 탈락하지 않는 ‘지속운전’ 성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초기에 보급된 태양광은 지속운전 성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의 사업용 태양광 설비는 20.9GW다. 이중 10GW는 저주파수 기능(FRT)을 확보했으나, 저전압 기능(LVRT)을 갖춘 설비는 0.3GW에 불과하다. 전력계통 고장으로 저전압이 발생하면 인버터 기능이 부족한 태양광이 계통에서 탈락하고, 주파수가 하락해 전국적인 전력계통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태양광이 밀집한 전남·전북 지역에서는 태양광이 대규모로 계통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력거래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 신남원 변전소 연계 345㎸에서 3상 단락고장이 발생하면 태양광 5.2GW 규모 태양광이 계통에서 탈락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2020년 이후 전력계통 저주파·저전압으로 인해 태양광이 계통에서 3차례 탈락했다. 해외에서는 영국이 2019년 송전선로 낙뢰로 인한 고장 파급으로 11만명이 피해를 본 순환단전을 경험했다.
산업부 또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1월 ‘태양광 인버터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태양광 인버터 성능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천영길 에너지산업실장이 한전, 전력거래소, 한국에너지공단 등과 함께 대책반에서 대응하면서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부와 한전은 올해 사업 목표를 달성한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태양광 인버터 성능 개선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태양광 인버터 성능을 개선하면 다른 계통 안정화 자원을 함께 활용해 최소한의 계통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다”면서 “전북·전남, 경남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에도 인버터 성능 개선 사업을 추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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