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024년 선보일 픽업트럭 신차 ‘TK1(프로젝트명)’이 호주를 핵심 공략지로 삼는다.
기아는 내년 12월부터 오토랜드 화성에서 양산 예정인 TK1의 프로토타입 모델 개발을 최근 마치고 호주 신차 평가 프로그램인 ANCAP 준비에 착수했다. ANCAP은 호주와 뉴질랜드에 출시하는 신차를 대상으로 충돌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는 안전 지표다.
기아가 양산을 1년 반 이상 앞두고 서둘러 ANCAP 대응에 나선 것은 호주에서 신차를 우선 출시하기 위해서다. 호주는 연간 20만대 이상의 픽업트럭이 팔려 북미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의 픽업트럭 시장이지만, 기아는 대응할 차종이 없었다.
현재 호주 픽업트럭 시장 1위는 토요타, 2위는 포드로 양사는 연간 10만대가량을 판매한다. 이들은 현지 특화 모델을 선보이는 등 호주 시장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시장 특성을 고려해 기아 호주판매법인은 수년 전부터 본사에 픽업트럭 신차 개발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는 호주 시장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 정통 픽업트럭을 지향하는 TK1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TK1 개발 콘셉트는 신흥 시장을 위한 픽업트럭이다. 파워트레인은 2.5ℓ 가솔린 터보와 2.2ℓ 디젤 엔진을 사륜구동 시스템, 자동변속기와 조합한다. 기아가 중장기 전기차 제품 전략에 전기 픽업트럭을 추가한 만큼 향후 전기차 버전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차체는 1열 시트만 갖춘 싱글캡과 2열 시트를 갖춘 더블캡 외에 오프로드 전용 모델까지 개발 중이다.
양산 채비도 마쳤다. 앞서 기아 노사는 올해 초 고용안전소위 회의에서 TK1 국내 생산에 합의했고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오토랜드 화성에서 생산할 TK1의 연간 국내 생산 목표는 6만5000대 수준이다.
기아는 TK1을 국내에도 출시한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 가운데 KG모빌리티가 유일하게 렉스턴 스포츠를 생산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80% 이상 점유했고, 나머지는 쉐보레 콜로라도 등 수입차가 채웠다. TK1이 출시되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 최대 픽업트럭 시장인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추가 진출 가능성도 높다. 다만 미국 픽업트럭 시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외로 국내에 생산해 수출하면 25%의 관세가 붙어 미국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