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보험업계 현안으로 떠오른 보험계약마진(CSM)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23개 보험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간담회를 갖고 금년 시행된 신(新) 회계제도 IFRS17과 관련한 보험업계 협조를 당부했다.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보험회사로 하여금 계리적 가정 등을 자체 점검해 적정하게 적용할 것을 당부하고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세부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최근 새 회계기준인 IFRS17을 적용하며 혼선을 빚었다. 특히 보험계약마진(CSM)을 자율적 산정하며 각 사가 유리한 기준을 적용하는 바람에 회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 중인 보험 계약 미실현이익을 현재 가치로 나타낸 지표다. 보험 계약 원가와 실제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인식했던 과거 회계제도와 달리, IFRS17에서는 보험 계약으로 창출될 미래 현금 흐름을 예측해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해야 한다. 문제는 보험사 마다 서로 다른 계리적, 경제적 가정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또 사망률·위험률·손해율 등 변수 반영을 소수점 어디까지 잡냐에 따라 CMS 값이 크게 수천억원에서 1조원 단위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도 문제다.
금감원은 우선 실손보험 손해율 가정이나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에서 세부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차 부원장보는 “이외에도 자의적 판단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추가로 조사해 중요도 순으로 세부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CSM 집중 점검에도 나선다. 금감원은 이번 주 CSM 산출과 관련해 보험사 4곳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검사 대상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생명보험, KB라이프생명 으로 알려졌다.
차 부원장보는 “보험회사가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할 경우 초기에는 이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여지나 기간이 경과됨에 따라 손실이 확대돼 결과적으로는 현재 부담을 미래로 미루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면서 “부적절한 가정은 결국 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가 드러나면서 조정될 수 밖에 없고 특정 시점에는 보험회사 부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