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도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KB만 남았다

게티이미지뱅크(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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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출범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 NH농협은행 역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NH농협은행의 합류로 대환대출 플랫폼에는 주요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우리·하나·NH농협까지 4개 은행이 참여하게 됐다.

NH농협은행은 KB국민은행과 함께 빅테크가 주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에 가장 보수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은행이다. 성공적인 플랫폼 출범을 위해 금융당국이 설득 의지를 보인 것이 NH농협은행의 입장 선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출범 마지막까지 KB국민은행이 불참 입장을 홀로 고수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금융위원회 주재로 진행되는 대환대출 플랫폼 간담회에 5대 시중은행 및 핀테크 4개사(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가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간담회가 사실상 5대 시중은행의 빅테크 플랫폼 참여를 확정짓는 행사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NH농협은행 측은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KB국민은행은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여부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대환대출 플랫폼은 온라인으로 쉽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제도다. 앱이나 웹을 통해 각 금융사 대출을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소비자에게는 득이 되는 제도이나, 주요 금융사들은 수수료 문제나 빅테크 플랫폼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여를 주저해왔다.

빅테크의 과독점 문제를 우려하는 것은 중소형 핀테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네·카·토 빅테크 대환대출 플랫폼에만 입점할 경우 핀테크 업계 내에서도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대환대출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시중 은행들과 제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핀테크사들이 적지 않다. 상점 공사는 끝냈는데 팔 물건이 없어 개점을 못 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 빅테크 플랫폼에 시중은행을 연결해준 모양새를 취한 것이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지난 10일 중소형 핀테크 10개사는 한 자리에 모여 해당 문제에 대해 해법을 찾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주요 은행과 중소형 핀테크사의 제휴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에 동의했다.

현재까지 거론된 개선책은 핀테크사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을 위한 ‘표준 앱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구축하는 방안, 여러개의 핀테크사들이 모여 은행과 ‘통합계약’을 맺는 방안 등이다. 실질적으로 은행 측이 들일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다.

중소형 핀테크 관계자는 “네카토로 대표되는 빅테크 위주로 시장이 구성되면 서비스가 획일화되고 소비자 후생에서도 부정적일 수 있다”며 “금융사들 입장에서도 다양한 중소형 플랫폼으로 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이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