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으로 연간 11만 시간 업무 시간을 절감하는 등 디지털워커 도입 효과를 체감 중이다. RPA가 보험 특화 업무까지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등 사내 업무 자동화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RPA 도입·활용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화재는 2019년 RPA를 도입한 후 자동화 역량을 내재화하는 등 국내 대표 RPA 도입 성공사례로 주목받는다.
삼성화재는 초반에는 단순 반복 업무 위주로 RPA를 도입했다.
이장욱 삼성화재 수석은 “RPA 도입 후 효과가 미미했다면 확산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단순 반복 업무에 대한 직원 피로감을 없애고 많은 개선 효과가 생기면서 적극 홍보하지 않아도 내부에서 RPA 도입 요청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점차 핵심 업무까지 도입 범위를 넓혀 업무를 자동화했다.
‘언더라이팅 자동화’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심사자 10명이 신 계약으로 들어오는 보험서류를 하루 평균 3900건 처리했다. RPA 도입 후 자동 심사가 가능한 사례는 즉시 승인, 심사가 필요한 사례는 재분류해 사람이 심사하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바꿨다. 심사 대기 시간이 평균 2분에서 30초로 단축됐고 심사위원이 인수 케이스 한 건 검토하는데 50초면 충분히 가능해졌다.
RPA 도입 시 체감 효과가 증가하면서 직접 RPA를 개발해 사용하려는 직원 요구도 늘었다.
김유림 삼성화재 매니저는 “반기별로 현업 담당자 대상 RPA 실전 교육을 3~5일 가량 진행한다”면서 “교육을 통해 RPA 기술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RPA 개발 요청시에도 가능한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문의하는 등 현업과 RPA 부서간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90개 정도 업무에 RPA를 도입해 연간 11만 시간을 절감한다. RPA 도입 프로세스가 많다보니 개발 요구가 지속되고 관리 포인트도 발생한다.
김주연 삼성화재 매니저는 “이러한 개발 요구와 관리 포인트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RPA를 재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드래그&드롭으로 손쉽게 개발 가능한 이용자환경(UI)과 재사용 기능을 이용해 개선사항 수정 시 한 번에 반영되는 등 짧은 시간에 폭발적 생산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RPA 개발 표준 수립’은 삼성화재가 RPA 내재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이 수석은 “외부 인력 등 인력 교체가 잦은 상황에서 담당자가 퇴사하면 후임자가 RPA 업무를 파악하거나 연속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며 “자체 RPA 개발 표준을 만들어 표준에 맞게 RPA를 개발, 지속 관리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이 같은 문제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고 내재화 기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사례가 알려지면서 RPA를 도입하기 전 삼성화재에 노하우를 문의하는 곳도 늘었다.
이 수석은 “단순 업무부터 하나씩 RPA를 도입하다보면 회사 핵심 업무에 도달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인력 대체 용도가 아니라 휴먼에러(업무실수)를 줄여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특히 사람 감정이 들어가지 않는 업무는 RPA로 다 개발 가능하다고도 볼 수 있는만큼 도전해보길 권한다”고 전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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