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전력그룹사가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을 절감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고강도 자구책’을 발표했다. 한전은 알짜자산인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를 매각하고, 한전아트센터는 임대로 수익을 확대한다. 또 1급 이상 임직원 성과급 전액 반납, 2급 이상 임직원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도 추진한다. 여당이 자구책을 빌미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지연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기요금 인상안이 수용될지 주목된다.
한전은 12일 2026년까지 25조7000억원을 줄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고강도 재무개선 추진안을 발표했다. 전력그룹사와 함께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수립했던 전력그룹 재정건전화 종합계획의 향후 5년 간 20조1000억원에 더해 5조6000억원을 추가 절감하기로 했다.
한전은 우선 전력설비 건설 시기·규모를 추가로 이연·조정해 1조3000억원을 절감한다. 업무추진비 등 일상적인 경상경비도 1조2000억원을 줄인다. 운영예비력 기준 및 수요입찰 예측정확도 개선, 공기업 석탄발전상한제 탄력적 운영 등 전력시장제도를 추가로 개선해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구입전력비를 2조8000억원 절감한다. 시설부담금 단가 조정, 발전자회사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정확도 개선 등 수익을 3000억원 확보한다.
자산매각 규모를 확대하고 임대로 확충한다. 우선 서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을 추진한다. 강남 핵심 교통 요충지에 입지한 한전 아트센터의 3개층을 임대하고, 서인천지사 등 10개 사옥 임대를 추진한다. 한전은 앞서 전력그룹사와 함께 44개소를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인력 효율화도 꾀한다. 한전은 자체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에 의거해 지난 1월 업무통합·조정 등으로 에너지 공기업 최대 규모인 496명 정원을 감축한 바 있다. 향후에도 전력수요 증와 에너지 신산업 확대 등에 따른 필수 증가 소요인력 약 1600명을 업무 디지털화·사업소 재편·업무 광역화 등을 통해 재배치 인력을 확보한다. 고객창구 및 154㎸ 변전소 무인화, 설비관리 자동화, 345㎸ 변전소와 급전분소 통합 관제 등 디지털화를 확대해 약 210명 기존 인력을 신규 원전 수주·에너지 효율개선 사업 등 미래성장 분야로 재배치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유지해온 행정구역 기준의 15개 지역본부, 234개 지사 구성을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한다. 지역 단위 통합업무센터 운영을 통한 단계적인 업무 광역화도 추진한다.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직원의 임금반납도 반영했다. 2직급(부장)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고, 한전은 추가로 3직급(차장) 직원의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한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6월경 1직급 이상은 전액, 2직급 직원은 50% 반납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전 직원의 임금반납도 추진하지만 노조의 반응이 변수다.
한전 경영진과 직원은 이날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도 개최했다. 한전 경영진과 직원들은 전 방위적인 경영효율화와 고객서비스 개선이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하겠다는 결의를 표현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