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트렌드 토픽·투데이 버블 실검과 다르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최신 트렌드를 개인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대해 정치권에서 ‘실시간 검색 시즌 2’라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는 예전 실검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라고 선을 그었다. 포털 사업의 본질인 ‘트래픽’을 모으기 위해 이용자의 관심이 높은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든 것뿐인데, ‘실검 부활’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다음 투데이 버블 베타 서비스. [자료:다음 캡처]
다음 투데이 버블 베타 서비스. [자료:다음 캡처]

15일 네이버와 카카오에 따르면 양사는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 ‘트렌드 토픽’과 ‘투데이 버블’을 각각 테스트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주 투데이 버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부터 트렌드 토픽을 추천피드로 테스트 중이다.

네이버 트렌드 토픽은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가 블로그·포스트·네이버TV 등 사용자생성콘텐츠(UGC)와 정치·경제·사회를 제외한 IT·과학, 스포츠, 날씨 등 영역 뉴스만을 대상으로 추천한다. 사용자가 많이 생산하고 소비한 문서를 분석해 ‘토픽’을 추출, 개별 관심사에 맞는 트렌드를 소개한다.

네이버는 트렌드 토픽의 키워드 자체가 구체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단순히 검색을 반복적으로 많이 하는 것만으로는 트렌드 토픽에 노출될 수 없다고 밝혔다. 개인에 맞춰 사용자 또는 호출시마다 다른 키워드를 보여주고 있어 기존 실검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네이버의 추천 피드로 제공되는 트렌드 토픽. [자료:네이버 앱 캡처]
네이버의 추천 피드로 제공되는 트렌드 토픽. [자료:네이버 앱 캡처]

카카오도 다음 투데이 버블이 정보 출처 범위, 분석 시간, 순위화 등 측면에서 실검과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다음검색이라는 단일 서비스 내에서 이용자가 입력하는 검색어에 대한 통계정보를 활용했다. 반면 투데이 버블의 정보 출처는 다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제휴를 맺은 뉴스 사이트 및 웹크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개된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외부 웹페이지다. 출처의 다양성을 고려해 보정 과정도 진행한다.

실검은 순간적인 검색어 입력량을 기반으로 키워드를 추출한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의도적으로 검색량을 증가시키는 행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하지만 투데이 버블은 분석 기준이 되는 시간을 수 ‘일’로 늘렸다. 또 투데이 버블은 키워드를 순위화하지 않으며, 키워드 세트 안에서 랜덤으로 제공한다. 유해키워드·검색결과 신고 시스템도 따로 갖추고 있다. 정치권이 주장하는 것처럼 ‘실시간’도 ‘검색어’도 아니고 ‘순위화’로도 제공하지도 않는다.

구글 트렌드 일별 급상승 검색어. [자료:구글 캡처]
구글 트렌드 일별 급상승 검색어. [자료:구글 캡처]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미국 구글은 ‘일별 급상승 검색어’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포털에 대한 역차별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 트렌드에는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검색어 탭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구글이 일별 인기 검색어를 버젓히 보여주고 있지만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 유독 토종 포털 기업이 실검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았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편, 다음과 네이버의 실검 서비스는 여론 조작과 언론 생태계 황폐화, 기업의 과도한 마케팅 등 여러 논란과 부작용을 낳으며 각각 2020년 2월, 2021년 2월에 잇달아 폐지됐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