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정재경 교수라고 해요. 한양대 간판인 우리 학부는 1964년 전자공학과로 출발했어요. 이후 공과대학 전자공학, 통신공학부를 특성화해 2010년 3월 융합전자공학부로 이름을 바꿨죠. 현재까지 석·박사 고급 인력을 포함한 졸업생 1만4393명을 배출했어요. 전임 교원 41명, 재학생 약 705명 등 한양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학과예요.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 전자공학부 가운데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하는 곳은 우리 학부가 유일해요. 앞으로 융합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 산업에서 특정 분야만을 알아서는 리더로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세부 전공을 깊게 공부하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 학생이 앞으로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죠.
우리 학부는 최첨단 6G 통신 및 전파,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자, 인공지능(AI) 핵심분야 컴퓨터 비전·음성인식·신호처리, 시스템반도체·AI하드웨어(HW), 바이오·헬스케어를 5대 중점분야로 설정해 상호 융합 성격의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있어요. 신입생은 수학, 물리 등 전공기초를 배우고 2~3학년은 컴퓨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전자파·통신·신호처리 등 세부 전공을 학습하죠. 전공 핵심과 심화 과정을 배운 4학년 학생은 '융합전자공합종합설계'라는 융합과목을 필수로 배워요. 학생들이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사회·산업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문제 해결형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 학부는 기본적으로 수학과 물리 과목이 핵심이에요. 중·고등학생이라면 이 두 과목을 깊이 있게 공부하길 권해요. 특히 어떤 문제를 풀 때 단순히 문제 풀이에 만족하지 말고 자기만의 생각을 깊이 해보는 습관을 기르면 좋겠어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바로 정답을 찾는 것보다 틀리더라도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을 하면 좋아요. 우리 학부 학문은 매뉴얼을 외우는 능력보다는 끊임없이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두 과목 외 영어 실력을 키우는 것을 추천해요. 전자공학분야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연구 및 결과 발표를 할 때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정말 중요해요. 모든 신기술 관련 연구 결과가 영어로 발표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우리 학부는 국내 대학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취업률이 높아요. 졸업생은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뿐 아니라 국방과학연구소 같은 국가기관, 변리사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요.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학생도 많은데요. 최근 우리학교는 정부의 AI·반도체 분야 석·박사 고급 인재양성을 위한 AI·반도체대학원으로 선정됐어요. 초저전력·뉴로모픽 등핵심기술 연구와 함께 산학 프로그램을 필수과정으로 구성해 전문지식과 실무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자공학 분야를 진로로 생각하는 학생은 기술 동향 뉴스를 꼼꼼하게 챙겨보세요. 그리고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을 공부해하는 것도 좋아요. 마지막으로 어떤 분야의 무엇이든 실패하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보세요.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결국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시간이 지나면 모두 발전 과정의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에요.
정재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jkjeong1@hanyang.ac.kr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