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압도적인 캐시리스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의 스마트폰 결제 문화가 일본 점주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결제 수단을 도입하도록 인식 전환을 불러일으킬 것을 기대합니다.”
카사가와 타케시 페이페이 세일즈그룹 헤드는 최근 카카오페이와의 파트너십 강화배경을 이와 같이 설명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최근 일본으로 떠나는 관광객들이 폭증하자, 이를 자국 내 캐시리스 전환을 가속할 촉매로 본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의 ‘현금사랑’도 변화를 맞고 있다. 비접촉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신용카드는 물론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머니나 QR결제를 도입하는 상점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비현금 결제 비중은 전체 36%, 약 1000조원 규모로 증가했다. 이 중 QR코드를 활용한 결제액은 약 78조원으로 집계됐다. 페이페이는 QR코드 결제 사업자 중에서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약 7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카세가와 헤드는 페이페이가 일본 내 QR결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던 핵심 경쟁 요소로 △프로덕트 △마케팅 △영업력을 꼽았다.
현재 페이페이 본사에는 세계 50여개국에서 합류한 개발인력들이 모여 밤낮없이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이 이용자 편의성과 보안성 확보에 집중한 덕분에 수준높은 프로덕트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페이페이 QR결제의 부정 발생률은 신용카드 대비 5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본의 캐시리스 비율(36%)은 2020년 기준 한국(93.6%)이나 중국(83.0%), 미국(55.8%) 등 주변 국가들에 비해서도 유독 낮은 편이다. 이는 일본 엔화의 특성, 주 소비연령대의 고령화, 현금 위주의 결제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식당이나 상점도 대를 이어서 내려오는 ‘장수(장인) 소상공인’ 비중이 적지 않은데, 이들은 새로운 결제 방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이들을 찾는 고령 소비자 또한 현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3627만명으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유로 29.1%를 기록했다.
카세가와 헤드는 “일본 내 엔화 위조지폐가 거의 유통되지 않아 국민들의 현금에 대한 신뢰성·안전성이 높다는 점, 편의점 ATM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현금 인출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페이페이는 카카오페이와 함께 한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 마케팅을 계획 중이다.
카세가와 헤드는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 여행지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한가요?’라고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 주신다면 좋겠다”며 “페이페이 가맹점 입장에서 ‘우리도 빨리 카카오페이와 연동된 QR결제를 도입해야겠구나’라는 인식을 도출하는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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