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 민주당 ‘사면초가’…이재명 출구는 ‘읍참마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인 의혹’ 중심에 선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해 검찰이 사실상 수사에 돌입했다. ‘선조사 후조치’를 언급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사실상 검찰이 수사에 돌입하면서 당내 진상조사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된다. 결국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과 업비트,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김 의원의 전자지갑에 대해 정치자금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적용해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두 차례와 같은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한 빗썸과 업비트, 카카오 클립 등 김 의원의 가상화폐 전자지갑이 등록된 거래소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코인 85만여개를 빗썸에서 업비트로 이체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거액의 가상화폐 이체를 의심거래로 판단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의원이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 룰(Travel Rule)이 시행된 3월 25일 이전에 이를 인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쪼개기 이체 논란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전문가는 FIU에 적발된 의심거래가 결국 자금세탁과도 연결 짓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앞서 LG디스플레이 매각대금인 약 9억원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밝혔지만 의혹의 핵심인 위믹스 코인을 사고 판 시점 역시 밝히지 않았다. 또 당내 진상조사단에 거래 현황 등을 여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료는 대부분 제출했다”며 “대형화면으로 다 공개해서 함께 현장에서 거래 내역을 열람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거래 현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엑셀파일 등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 조사위 관계자는 “(김 의원과) 같이 (다운로드를) 해보려고 했는데 매끄럽게 되지 않더라. 시스템상 확인할 수 있는 수량이나 기한에 제한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의원이 상당수 많은 양의 코인을 거래해 온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김 의원의 해명이 오히려 더 큰 의혹을 낳은 셈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수세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김 의원이 민주당 진상조사에 협조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 김 의원이 탈당한 탓에 진상조사단의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는 데다 이른바 ‘수사 중’인 사안을 직접 발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김 의원이 수사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김 의원이 판단하겠지만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상황 변화가 생겼다. 당에서 진행하는 진상조사가 혹시라도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부분을 김 의원이 고려할 수 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결국 ‘선조사 후조치’ 대신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나 제명 등 이제는 민주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이른바 친명계로 분류되는 탓에 이 대표가 결단을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서 “지도부의 늦장 대처로 인해 여론이 이미 많이 나빠졌다”면서 “(의원총회에서) 법사위 중에 (코인) 거래한 걸 시인한 상황에서 우리가 능동적으로 제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문제가 아닌 윤리적 문제였기 때문에 윤리위 제소가 가능하다는 데에 (의총에서) 의원들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