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이 사용자경험(UX)을 연구하는 리서치팀에 힘을 싣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 고객을 록인하고 궁극적으로 사업 규모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 행동과 경험을 분석해 서비스 및 상품을 고객 맞춤형으로 진화시키고자 UX리서치 팀을 운영 중이다.
야놀자 UX팀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기업간거래(B2B) 고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서베이, 인뎁스 인터뷰, 사용성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초기에는 플랫폼 사용성 개선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여행 및 여가 고객의 사용 여정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신규 카테고리 론칭 또는 리뉴얼에 앞서 사용성 확인을 위한 사전 검증을 진행하고 신규 고객 발굴이나 기존 고객의 경험 향상을 위한 비즈니스 전략 수립도 지원한다.
쿠팡 UX팀은 리서처와 디자이너가 한 쌍으로 움직인다. 리서처는 디자이너가 디자인하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에서 영감을 받고 디자이너는 문제 정의 방식을 배울 수 있다. 고객의 쿠팡 서비스와의 상호작용, 쇼핑 행위 전반, 고객의 일상까지도 리서치 대상이다. 쿠팡은 UX리서치 결과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경중을 따져 의사결정을 내린다.
당근마켓은 글로벌 진출 및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2020년 하반기부터 UX리서처를 정식 채용했다. 글로벌 진출 후 다양한 문화와 환경에 있는 이용자의 가치관, 신념 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동네에 대한 인식, 모바일 데이터 환경, 중고거래 방식 등 국내와는 다른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제품을 개선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라이더의 처우 개선을 위해 리서치 팀을 꾸렸다. ‘프로덕트경험분석팀’은 리서처, 오퍼레이션, 데이터 분석가 등 세부 전문가로 이뤄져 있다. 현재는 라이더뿐만 아니라 배민 이용자 및 자영업자의 수요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간단한 사용성 테스트부터 장기간에 걸친 사용자 관찰을 통해 고객의 행동양식과 식문화 등을 분석한다.
플랫폼 기업이 UX 리서치에 힘을 싣는 이유는 시장 경쟁 심화 때문이다. 비슷한 플랫폼이 생겨나며 고객 한 명을 유입하고 유지하는 비용은 증가했으나 이탈은 쉬워졌다. 새로운 기능을 고민하고 시장에 출시해도 경쟁사에 따라잡히기 쉬워져 이용자 경험을 차별화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UX 리서치로 사용자 경험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것은 단순히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 생애 가치(LTV)를 늘려 매출 증가와 비즈니스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리서치 기업 포레스터에 따르면 UX에 1달러를 투자할 경우 평균 100달러 이상의 매출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서베이 관계자는 “제조업과는 달리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 기업의 경우 사용성이나 기능을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다”며 “UX개선은 다양한 기능, 편리한 사용성에서 브랜드 로열티나 만족도가 높아져 단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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