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카드사가 독점하던 지급결제 시장에 사업자가 진입하며 경쟁이 본격화됐습니다. 올해 결제선생 서비스의 안정적 확장을 토대로 가맹점을 5만개까지 늘리고, 비대면 결제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습니다.”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와 간편결제 시장에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 간편결제 관련 기술과 인프라 개발 경쟁이 빨라지고, 결제방식의 다양화도 촉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간편결제 시장에 수많은 솔루션과 기술이 쏟아지며 간편결제 시장의 새로운 판이 짜여지고 있다.
페이민트 역시 이러한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며 지급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사업자, 가맹점 인프라 사업자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페이민트는 2020년 가맹점과 소비자를 직연결하는 서비스 ‘결제선생’을 선보였다.
결제선생은 소상공인에게 편리한 청구·수납을 지원하고, 고객은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간편결제를 할 수 있다. 가맹점이 전자금융사업자(PG) 수수료 없이 카드 수수료만 내면 되고, 모바일로 바로 알림서비스를 받는 서비스로 결제인프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는 “고객 지급결제 환경을 새로운 눈으로 살펴볼 수 있는 힘이 시장을 혁신한다”며 “올해도 고객을 새롭게 처음부터 다시 살펴 서비스를 고도화·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담=길재식 디지털금융부 부국장
-페이민트는 어떤 기업인가? 회사와 서비스 관련 소개 부탁한다.
▲페이민트는 지급결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회사이자, 거래, 교환을 증진하는 회사로 2014년 설립됐다. 결제인프라부터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만들어 매장이 원하는 모든 결제서비스를 혁신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매장에게 솔루션을 제공해 보다 많은 거래를 일으키도록 돕고, 궁극적으로는 매장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매장사업자와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제서비스 제공사가 된다는 목표다. 지급결제 핀테크 분야 서비스,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주요 서비스는 2020년 선보인 메신저 기반 모바일 청구결제 ‘결제선생’이다. 모바일로 청구 과금·수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카카오톡 메신저로 결제 알림을 간단하게 받아볼 수 있다. 가맹점은 고객 휴대전화로 청구결제 알림을 보내고, 고객은 받은 메시지를 통해 어디서나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하다.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누적 거래액 1조7000억원을 돌파했고, 결제선생을 이용하는 가맹점은 3만여곳을 넘어섰다. 소상공인부터 아난티 호텔 등 대형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올해 가맹점을 5만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결제선생의 약진이 매섭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향후 계획도 말해달라.
▲결제선생은 기존 PG사업자들이 진입하지 못했던 영역을 파고들었다. PG카드결제가 가진 수수료 상승, 복잡한 가입 절차, 느린 정산 등 매장이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과 불편함이 있었는데, 결제선생은 이 문제점을 해결했다. PG가 하던 업무를 대신하고, 카드 결제망을 우회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이 하던 절차를 모두 빼고 온라인으로 절차를 최소화했다.
이 덕에 가맹점은 50원 수준 메시지 비용으로 수수료는 최소화하고, 고객들은 카드사가 제공하는 청구 할인 등 카드 혜택은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결제선생 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매장 온오프라인 결제환경을 모두 통합하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결제선생 통합 단말기는 국내 최초로 여신협회 인증을 받은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기다.
결제선생 고도화도 계획 중이다. 간편결제 회사 연결, 결제수단 추가 등도 검토하고 있다. 서비스를 운영하다보니 실제 가맹점에서 원하는 수요들이 들려온다. 결제기능뿐 아니라 가맹점들이 원하는 다양한 피드백을 서비스에 추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결제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고객과 매장이 가진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쉽게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최근 지불결제 시장이 뜨겁다. 페이민트만의 전략이 있다면?
▲지급결제분야를 크게 4개 영역으로 구분하면 고객과 가맹점, 대면과 비대면으로 나눌 수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며 지급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사업자, 가맹점 인프라 사업자 등의 경쟁이 시작됐다. 결제는 국가간 차이가 크고 문화행동으로 관성이 크게 작용하는 면이 있다. 결국 지급결제,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차별점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교환은 개입하는 누구나 행복해야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그런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페이민트는 매장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고, 결제 유형에 따른 수수료와 정산구조 차이를 제거했다. 지급결제 인프라를 혁신하는 기술 라인업을 확보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페이민트는 결제환경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매장에게 유리한 결제플랫폼을 지향한다. 그 기술과 서비스를 시장이 받아줬다고 생각한다.
-결제선생 외에 새로운 사업 구상 계획이 있는가? 올해 중점 사업과 중장기 사업계획은?
▲결제선생 서비스의 안정적 확장을 토대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관련 사업을 하나씩 준비 중이다. 관습적으로 해오던 불필요한 영역을 바꾸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선생 유니버스’를 선보이고 싶다. 결제선생 시장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성장 확대하면서 통합 결제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결제선생 외에는 최근 온오프라인 매장들이 돈을 받고,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매장의 매출 증대와 데이터 경영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매장 데이터를 끌어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
또 다른 것은 비용을 줄이고 돈을 벌게하는 서비스다. 핀테크들이 모두 젊은이들의 빚을 늘리고, 대출을 받게하고, 돈을 쓰게 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간편결제 플랫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눈 여겨 보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본질적으로 금융, 지급결제는 각 국가별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씬으로 보고 접근해야한다. 제조업은 똑같은 하드웨어를 모든 국가에 팔 수 있지만, 금융서비스와 결제는 다르다. 금융서비스를 외국인이 장악하는데에 대한 경계심도 크다.
최근 정부에서 금융 국제화, 핀테크 해외 진출을 지원하지만 쉽지 않다. 결국 국내 핀테크 기업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해외 결제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내놓은 서비스와 모델을 해외에 정착시키는 것은 어렵다. 페이민트도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면 현지 결제시장을 분석하고, 우리가 가진 기술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새롭게 서비스를 출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적절한 파트너사를 찾는 것도 관건이다. 계약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핀테크 산업 규제에 대한 개인 의견이 있는가?
▲스마트한 규제는 언제나 환영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입법 프로세스는 핀테크를 훌륭하게 규제할 수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공무원의 재량이 많은 구조에서 담당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산업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이다. 마치 조선시대 왕정과 같다. 세종대왕을 만나면 행운이고, 선조를 만나면 망하는 식이다.
인력 변동에 상관없이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 차원에서의 규제체계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인다. 사업자들은 운에 맡기는 수준이다. 공무원들도 ‘고진감래’다. 열심히 일하면 감사를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다. 정치적으로 공무원을 흔들면 산업의 미래가 없다.
민간과 투명한 협의가 가능한 시스템도 필요하다. 미국이나 영국은 제도나 규제를 이야기할 때 민간사업자를 불러 공공숙의 과정을 치밀하게 진행한다. 한때 우리나라도 그런 시기가 있었지만 요즘은 별로 없다.
정부 조직을 보면 규제 혁신에 힘을 싣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규제샌드박스나 금융위 혁신단 쪽 인력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규제 완화나 혁신 이야기는 계속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쉬운 수준이다.
-간편결제 시장도 빅테크 독과점이 만연됐다는 지적이 있다. 향후 간편결제 시장 구도를 전망한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지급결제 서비스도 네트워크 효과를 가진다. 승자독식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존 카드사가 독점하던 시장의 일부를 여타 사업자가 진입하기 시작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카드사, 은행 등 레거시 기업과 빅테크, 핀테크 등이 경쟁하는 이른바 삼국지를 보게 될 것이다. 빅테크는 온라인과 고객 영역에서, 핀테크는 주로 매장환경에서 기존 레거시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시장 혁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의 진입으로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NFC 인프라가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비접촉 카드 규격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것이다. 오프라인 시장은 카드 플레이트를 더 이상 발행하지 않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 신용카드사지만 모바일 카드 번호만 발행해 카드를 발급하는 식이다. 온라인 결제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적은데, 애플페이가 온라인 결제에서도 빠르고 간소화된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온라인 시장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한다.
◇김영환 대표는...
2000년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동대학원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 동대학원 행정학과와 과학기술정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IT회사에서 모바일 인증, 결제 서비스 등을 기획·개발하며 경력을 쌓아 2014년 3월 페이민트를 설립했다. 사업 초기 카카오페이와 시럽페이 등 국내 대기업의 주요 간편결제 시스템 코어를 설계·개발·운영했고, 2018년부터 자체 서비스를 개발했다. 2020년 ‘결제선생’을 선보이고, 간편결제 서비스 구축 컨설팅, 스마트오더, 메시지 알림 결제 등 다양한 지급 결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 중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개발자로서 각종 규제와 개인정보정책 등 인프라 개선에도 힘썼다. 금융위원회 핀테크 규제개혁 TF 자문위원,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한양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겸임교수를 재직중이며, 2022년 2월부터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이사와 지급결제분과장으로 활동 중이다.
AI시대 개인정보 보호정책의 과제와 함의, 전자금융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간편결제시장의 동향과 전망 등 연구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대한민국 스마트금융 대상 최우수상 금융결제원장상 수상, 2020년 정부규제개혁 유공자로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김민수 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