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유럽연합(EU)이 경쟁 제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EU는 오는 8월 합병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17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 측에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중간 심사보고서(이하 SO)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합병 시)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유럽과 한국 사이 모든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 위축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SO는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경쟁법 위반 혐의 등 일종의 중간 심사 결과를 담은 문서다. EU 경쟁 당국이 독점 여부와 관련해 추가 심사가 필요한 항목을 대한항공 측에 공식 통보했다는 의미다.
EU는 지난 2월부터 양사의 기업결합 최종 심사에 대항하는 2단계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다. SO 발부에 따라 대한항공은 일정 기한 내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6월까지 경쟁제한 우려 해소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 방안을 EU에 제시해야 한다.
EU는 대한항공이 제시한 시정조치 방안과 SO 답변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8월 3일까지 합병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EU 집행위 우려를 해소하고 심사를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EU 경쟁 당국의 SO 발행은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의거해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정해진 절차에 의해 SO를 발부하되 대한항공과의 시정조치 협의 또한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SO에 포함된 경쟁 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추진한 대한항공은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에서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현재 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