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지분 청산…경영 참여는 이어간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지난 1963년 에이스침대를 설립한 지 60년 만이다. 사내이사로서 경영에는 계속 참여한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에이스침대를 직접 이끌겠다는 의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에이스침대 주식 55만4650주를 딸 안명숙씨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1주당 3만1600원으로 총 175억원 상당이다. 안명숙씨는 증여를 통해 에이스침대 지분 5.0%를 확보하게 됐다.

안 회장 지분 정리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는 1930년생으로 올해 나이 94세의 고령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를 안성호·안정호 형제에게 물러주며 일찌감치 주요 지분을 넘겼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과 안정호 시몬스침대 사장은 각각 79.56%, 100% 지분을 가지고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잔여 지분은 딸에게 넘기면서 승계 과정에 불필요한 잡음을 줄인 모습이다.

증여 배경에는 최근 낮아진 에이스침대 주가가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 17일 1주당 3만125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3년 간 주가를 통틀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실적 부진과 악화된 가구시장 업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낮은 시기에 지분을 넘겨 증여세를 최소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경영 참여는 이어간다. 안 회장은 지난 2002년 안성호 사장에게 대표직을 넘긴 이후에도 회장이자 사내이사로서 꾸준히 의사결정에 참여해왔다. 매년 10억원이 넘는 보수도 수령해왔다. 지난해 에이스침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안 회장은 지난해 17억4000만원의 급여와 상여금을 수령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안유수 회장은 지분만 증여했을 뿐 경영은 참여하고 있다”며 “안명숙씨는 지분을 증여 받았지만 별도 경영 참여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흔들리고 있는 에이스침대를 이끌겠다는 안 회장 의지가 엿보인다. 에이스침대는 1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20.8% 줄어든 7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4% 줄어든 71억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달부터는 감산에 돌입했다. 판매량이 급감한 탓에 재고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쌓였기 때문이다. 오는 8월까지 기존 주 45시간 근무를 주 43시간으로 축소해 초과근무 수당을 줄인다. 직원 월 급여는 약 4.8%정도 줄어들게 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