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색 팝업스토어, 체험형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해 수요 공략에 나섰다.
22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중구 내 외국인 지출액은 1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88.7%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 2월을 기점으로 대형쇼핑몰·호텔·면세점 등 모든 업종의 매출이 상승세다.
최근 명동 상권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다.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매출이 각각 13배, 9배 늘었다. 개별 관광객 면세점 소비도 늘고 있다. 올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일본인 고객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약 79% 신장했다. 태국·베트남·대만 등 동남아시아 고객은 약 100% 이상 증가했다.
명동 주요 호텔도 외국인 관광객 예약으로 가득 찼다.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L7명동, 롯데시티호텔 명동 4월 평균 객실 점유율은 90%를 돌파했다. 이중 외국인 투숙객 비율은 각각 95%, 90% 수준에 달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명동도 4월 평균 객실 점유율과 외국인 투숙객 비율이 90%를 넘겼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매출도 크게 늘었다. 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명동 내 5개 매장 4월 외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1배 증가했다. 올해 1년 만에 재오픈한 다이소 명동역점의 경우 3월 뷰티용품 매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5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늘어나는 외국인 수요에 맞춘 유통가 대응도 분주하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6월 4일까지 본점 지하 1층에서 ‘국립박물관 굿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약 100여개 품목, 약 200여종의 박물관 굿즈 상품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서울시와 ‘명동 페스티벌’을 진행하기도 했다. 행사 기간 동안 내·외국인 40만명이 명동을 찾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행사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상인협의회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명동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명동 내 음식점·카페·미용실 등 23개 업체 중 3곳을 방문하고 찍은 스탬프 수에 따라 선물을 주는 이벤트다. 스탬프 투어 시작 이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방문한 개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동 상권 회복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위축됐던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활성화된다는 신호”라며 “향후 중국 단체 관광객 입국 등 완전한 회복세를 대비해 맞춤형 상품,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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