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처리 과정을 점검하는 한국 정부 시찰단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된 검증과 국회 출석을 주장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시찰단 파견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염수인지 처리수인지 핵폐기물인지 알 수 없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며 “일본이 짜놓은 각본대로 윤석열 정권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시찰단은 이날 자체 준비 회의에 이어 일본 측과 기술 회의를 했다. 아울러 도쿄전력, 경산성,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등과 회의·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아울러 23일부터 이틀 동안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 관리 실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25일에는 현장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 기술 회의와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26일 귀국한다.
시찰단은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비롯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까지 총 21명으로 구성했다.
다만 방일 직전까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데다 시찰단 구성 역시 사실상 비공개한 탓에 검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표는 “시찰단 명단은 꽁꽁 숨겨놨다. 취재진 동행도 전혀 없다”면서 “누가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숨기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도출된 결과를 우리 국민들께서 신뢰할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찰단이 시료 채취를 하지 않는다는 점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등에 대한 우려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검증의 핵심인 시료 채취를 처음부터 포기했다. 오히려 일본의 시료 채취 거부가 타당하다는 입장까지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 언론에서 벌써 시찰단 파견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오염수 정부 시찰단의 국회 출석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여당과 협의해서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 묻기 위해 시찰단을 국회에 출석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국회는 시찰단으로부터 시찰 결과를 보고받아서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을 엄정하게 살펴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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