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자사 앱 스타뱅킹 ‘KB월렛’에서 가상자산을 표방한 앱테크(애플리케이션+제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업무 허용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진행 중인 가운데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나 가상자산을 은행에 적용했을 때 영향을 파악할 단초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최근 KB월렛 내 NFC(New fun contents) 메뉴를 개설, ‘내 자산’, ‘갓생(生)살기’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갓생살기 서비스는 책 읽기, 운동하기, 하늘 보기 등 챌린지를 진행해 참여자가 올린 인증 사진에 고유의 개별 번호를 부여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준다.
NFC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NFC를 외부로 보내는 등 거래는 불가능하다.
국민은행은 NFC 서비스와 연계해 기존 포인트 제도인 포인트리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보상체계도 선보이고 있다. 챌린지에 참여해 인증샷을 올리면 보상요소인 ‘스타(Star)’를 지급한다. 스타는 포인트리와 100:1로 치환해 사용이 가능하다. 즉. 10만 스타를 모을 경우 1000원으로 변환시켜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직접적으로 NFT 상품을 취급할 수는 없지만 NFT의 흥미 요소를 적용해 앱테크 서비스에 녹여냈다. 금융권 최초 시도다.
금융회사가 월렛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새 서비스로 신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서다. 기존 KB계열 고객들이 보상제도를 포인트와 연결시키는 등 락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은행권은 부수 업무 확대를 희망하는 주요 업종 중 하나로 가상자산을 꼽고 있다. 실제 가상자산 수탁관리(커스터디)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허용 검토를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 보호 등 우려도 있는 만큼 은행이 직접적으로 가상자산을 다루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례는 향후 디지털 자산이 실제로 적용됐을 때 기존 현물자산의 적금처럼 고객 자산을 디지털 지갑인 월렛에 어떤 방식으로 지킬지에 대한 은행권의 척도가 될 수 있다. 국민은행은 향후 NFC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거나, 국민은행이 출자한 디지털자산에셋(코다) 업체와 향후 비지니스 모델 협업이 가능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장은 앱테크 서비스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월렛 이용자를 확대하기 위해 각 시기에 맞는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