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서비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을 넘어 더 중요한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청소년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우울증 등을 겪는 과정에서 이를 치료하기 위해 더 건강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채용욱 룩시드랩스 대표는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2기 ET테크리더스포럼 강연자로 참석해 디지털헬스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룩시드랩스는 뇌과학 기반 기술기업이다. 2018년 세계 처음으로 시선추적-뇌파 탑재형 가상현실(VR) 기기 ‘룩시드VR’를 선보이고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뇌파센서와 아이트래킹 카메라를 연동해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대로 타이핑할 수 있는 의사전달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하기도 했다.
채용욱 대표는 “혁신 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실제 제품·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무엇보다 ‘데이터가 힘이 되는 비즈니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람 상태를 더 정확히 진단·개선하는데 데이터가 핵심 역할을 하는 헬스케어가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룩시드랩스는 특히 인지 건강(Cognitive Health)을 주목했다. 인지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치매, 감정문제 정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울증을 비롯해 중독, 스트레스, 생산성 저하, ADHD, 집중력 장애에 따른 학습 장애와 학습 효율 문제 등이 모두 인지건강과 연관된다.
룩시드랩스는 2022년부터 교육, 기업, 병원 등에서 2만3000개 이상 인지행동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했다. VR가 시각적 환경, 소리, 공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강점을 활용해 휴식을 취하거나 집중하도록 유도해 뇌를 효과적으로 측정하는데 활용했다.
채용욱 대표는 “치매가 오면 뇌가 쉬지 못할 뿐더러 집중할 때 활성화돼야 하는 뇌 부분이 잘 작동하지 않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ADHD 역시 뇌가 쉬지 못하고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현상임을 데이터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룩시드랩스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공간지각능력과 기억력은 60대부터 급격히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력은 나이와 관계없이 20대부터 꾸준히 저하된다. 룩시드랩스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보험·교육 관련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또 일반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로 치매안심센터 등에 인지기능 개선용 디바이스를 보급하고 있다.
채용욱 대표는 “최근 학생과 직장인 대상으로 집중력 훈련과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개인 맞춤형 인지측정과 케어 플래닝 서비스를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면서 “약 250명 대상 설문조사를 해보니 만족도 93.4%, 사용 리포트 결과와 주관적 판단의 일치성 83.1%를 기록하는 등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룩시드랩스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연구기관과 다각도로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청소년, 성인, 노인 등 많은 사람이 겪는 인지건강 관련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