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세계시장이 ‘내 시장’..과감히 뛰어들어야”

대통령실 앞마당에 1년 만에 다시 모인 중소기업계
지난달 도시락 회동 이어 재차 ‘정부-기업 원팀 강조’
선배·미래기업 ‘함’께 ‘성’장하는 ‘함성 대한민국’ 다짐
尹 “해외나가 대접받는 것은 여러분 덕”..이재용 “원팀되면 긴 터널 지나갈 것”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주먹을 쥐고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주먹을 쥐고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대통령실 앞마당에서 1년만에 다시 뭉쳤다. 작년 혁신성장을 위해 상생을 다짐했던 기업인들은 올해 선배기업이 미래세대 중소기업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며 수출과 투자유치, 내수활성화로 기업을 뒷받침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해 “양질의 일자리는 정부의 직접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타트업이 만드는 것이고 도전정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중소기업인을 위한 자리였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가 대거 참석했다. 10대 그룹 중 최정우 포스코 회장만이 불참했다.

윤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의 중요성과 스타트업, 기업인의 혁신·도전을 통한 경제적 가치 및 일자리 창출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중심 민간 주도 경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은 유능하다. 그래서 더 과감하게 세계 시장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세계시장이 내 시장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달라.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과 함께 성장할 때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혁신 제품으로 경쟁할 수 있다. 개별 기업 대 개별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 클러스터 대 클러스터 간의 경쟁”이라고 힘 줘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에게 “앞으로도 더 자주 뵙고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통령실은 기업인 여러분에게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중소기업계와 도시락 오찬에 이어 이날 역시도 정부와 중소기업, 대기업이 원팀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함성 대한민국 선포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함성 대한민국 선포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행사 헤드테이블에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함께 MZ 세대 창업가들도 앉아 눈길을 끌었다. 그룹 총수들은 다른 테이블에 나눠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치맥’이 올랐다. 윤 대통령이 직접 ‘로보트 치킨’과 ‘고피자’, ‘경복궁 맥주’ 등을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인대회가 단순히 밥 한 끼 먹고 헤어지는 시간이 되기엔 아깝다는 대통령 의지에 따라 참석자 절반 이상을 40대 이하 청년 기업인들로 초청하고 선후배 기업 간의 멘토링 사례발표와 토론 시간을 준비했다”며 “주요 대기업, 금융지주 회장과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총출동, 중소기업인들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막바지에 마무리발언을 통해 “제가 요새 다자회의에 나가면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우리하고 양자회담을 하려고 손을 내밀고 해외에서 대우를 잘 받는데 저는 그게 다 여러분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경쟁력 있는 산업시스템을 갖추고 첨단 분야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대통령이 해외 나가면 대접을 받고 서로 만나려고 일정을 잡는 것이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힘이 없으면 해외에 나가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여러분께 늘 감사드리고 있다. 제가 잘 보답하겠다”고 인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요새 경기가 어렵지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모두가 원팀이 돼서 노력하면 이 긴 터널도 곧 지나가리라 믿는다”라고 말하며 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올해로 34회를 맞은 중소기업인대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던 지난해 대회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55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절반 가량은 40대 이하 청년기업인이 채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지난해 참석한 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도 함께해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선배기업인들은 △후배기업의 멘토, 중소기업 △국가경제의 한축, 기업가형 소상공인 △청년고용의 주체, 벤처기업 △ 여성경제인, 미래세대 육성 △공유와 협력의, 플랫폼기업 △개방과 협력의 동반자, 대기업 등 각자의 역할을 선포하는 다짐식을 가졌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돼야 현 정부에서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규제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이제 우리 중소기업도 ‘약자가 약자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전국에서 중소기업인이 전통시장을 찾아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구매한 물품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민생활력 5도씨 올리기 캠페인’을 통해 서민경제 살리기를 꼭 이뤄보겠다”고 강조했다.

행사 막바지에는 선후배기업 간 협업을 통해 성장한 우수기업 사례 발표 및 토론이 열렸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청년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는데 선배 기업가의 멘토링과 엔젤투자자 역할이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추세와 사례를 발표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